서귀포관광극장 철거…"안전사고 우려" "활용 방안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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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귀포 최초의 극장인 서귀포관광극장이 갑자기 철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반발이 거세지자 일단 공사가 중단되긴 했는데, 의견을 수렴해서 운영 방안을 정하겠다는 서귀포시의 방침과는 달리, 취재 결과 다른 건축물 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신효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섶섬과 문섬이 보이는 서귀포 이중섭 거리.

이곳에 위치한 건물 한쪽 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서귀포시가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은 관광극장에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철거에 들어간 겁니다.

1963년 개관한 서귀포관광극장은 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물입니다.

2015년에 재개관했는데, 다시 철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귀포 최초의 극장이라는 문화적 의미 외에도, 돌담 형태의 벽체 등 독특한 건축 구조가 남아 있는 건축 유산이 사라질 위기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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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 돌로 쌓인 벽체가 높게 디귿 자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제주도 전체 극장 건축물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고.]

공사 중단을 요구한 도내 건축단체들은 기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군출/제주도건축사회 회장 : 허물어진 벽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고요. 외벽 부분은 존치하고 내부는 좀 리모델링을 하는 방향을 잡아서 제안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는 관광극장 철거는 안전상 불가피하다면서도, 활용 방안은 용역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미 극장 철거 후 활용 방안을 정해 놓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귀포시 자체 자료에서는 서귀포극장 부지는 관람객 증가와 수장고 부족을 겪고 있는 이중섭 미술관 신축을 위해 꼭 필요한 필수 부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영훈 지사도 이미 지난 6월 20일 현장에서 이중섭 미술관 확충 계획을 보고받았습니다.

앞서 제주도는 2022년 도의회에서 이중섭미술관 증개축을 위한 공유재산 동의를 받았습니다.

당시 도의회는 부대의견으로 관광극장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보전할 방안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관광극장의 역사와 문화를 보전할 방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행정당국이 미술관 확장 공사를 위해 충분한 논의 없이 서둘러 관광극장 철거 계획을 시행한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JIBS 신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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