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불이 순식간에 천장으로…전북소방 실화재훈련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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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관이 백드래프트 훈련장에서 불길을 재현하고 있다.

"바닥에 있던 불이 천장 표면까지 번지는 거 정말 순식간이죠? 소방대원들이 건물 내부에 있는 상황이라면 머리 위로 불이 지나가게 됩니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최근 조성한 전북 장수군 계남면 소방교육훈련센터 실화재훈련장에서 '화재성상 훈련'을 이끄는 양 모 교관이 오늘(25일) 화재 확산 단계 중 하나로 천장에서 화염이 이동하는 '롤오버(Rollover)' 현상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도 소방본부는 실화재훈련장의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오늘 언론을 대상으로 시연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지난 7월 개관한 실화재훈련장은 전국 최초로 화재성상(플래시오버셀), 복합전술(멀티스토리셀), 지휘전술(T셀), 초기진압(어택셀), 백드래프트 등 5종의 표준 훈련장을 갖췄습니다.

소방대원들은 목재에 불을 피운 뒤 불의 변화 양상을 관찰하고 진화하는 화재성상 훈련을 하지만, 오늘은 취재진의 안전을 위해 목재를 종이상자 10개로 대체했습니다.

바닥에 쌓여 있던 종이상자 아래쪽에 불이 붙자 가스가 발생했고, 불길이 점점 커지다 1분여 만에 천장 표면을 따라 퍼졌습니다.

이후 종이상자가 완전히 타 재가 된 뒤에야 불길이 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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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화재현장처럼 강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실화재훈련장은 반복되는 소방대원 순직 사고의 교훈에서 탄생했습니다.

2022년 경기 평택의 한 냉동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3명이, 2023년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지난해 1월에도 경북 문경의 한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2명의 소방관이 희생되는 등 잇따라 소방대원들이 순직하면서 실전형 훈련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김 모 교관은 "특히 전북에 훈련시설이 부족해 3천여 명의 소방대원은 중앙소방학교나 광주 소방학교에서 훈련받아야 했다"며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되는 대원도 있었던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실화재훈련장을 통해 실전 화재 경험이 적은 낮은 연차 소방대원들이 실전과 비슷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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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상감지기로 감지된 불

화재성상 훈련 이후에는 복합전술 훈련이 이어졌습니다.

다가구주택, 아파트, 지하실, 고시원, 노래방 등의 화재가 잦은 만큼 복합훈련장은 옥상을 갖춘 2층의 복합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소방대원들은 일정한 장소에 불을 피운 뒤 화점을 찾아 끄는 훈련을 하지만, 화재성상 훈련과 마찬가지로 오늘은 인체에 무해한 연기만을 피운 채 진행됐습니다.

여러 개의 방으로 된 구조였는데, 연기 때문에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몸을 낮춘 채 벽을 짚어가며 더듬더듬 움직여야 했습니다.

긴박하게 움직이는 와중에 앞서 가던 교관이 열화상카메라를 비췄고, 작은 화면 안으로 '구조해 달라'며 손을 흔들고 있던 구조자(소방대원)가 보였습니다.

함 모 교관은 "불이 나면 두 명이 내부로 접근한다. 한 명이 관창(소화 용수를 방수하는 노즐)을 들고, 그 뒤에서 열화상카메라를 비추는 대원이 따라간다"며 "앞에 구조자나 장애물이 있는지 등에 대해 소통하면서 나아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닫힌 문을 열면 순식간에 뜨거운 연기가 쏟아지기 때문에 이럴 경우는 어떻게 내부를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는지 등을 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함 교관을 비롯한 실화재훈련장의 교관 8명은 국제 강사 자격을 갖춘 소방대원들입니다.

이들은 벨기에 캠퍼스 베스타(Campus Vesta)에서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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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숙 도 소방본부장은 "실화재훈련장은 단순한 훈련장이 아니라 소방대원의 생명과 도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체계적인 교육 운영을 통해 전북의 훈련 방식이 전국적으로 확산해 소방 교육훈련 수준이 한층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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