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어제(23일) 미국 워싱턴DC 중심부 내셔널 몰 한복판에 설치된 동상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주인공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두 사람은 손을 맞잡은 채 다정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한쪽 발을 들고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묘사됐습니다.
동상의 명판에는 '우정의 달을 기념하며'라는 문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제프리 엡스타인의 오랜 우정을 기념한다'라는 글이 쓰여 있습니다.
트럼프와 엡스타인 동상 앞에는 각각 또 다른 명판이 놓여 있었는데, 그 명판에는 지난 2003년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생일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축하 편지의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내셔널 몰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청은 이 동상을 오는 28일 오후 8시까지 이 장소에서 전시하도록 허가했습니다.
동상을 만든 익명의 작가는 국립공원관리청에 제출한 전시 허가 신청서에 "정치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표현의 자유와 예술적 자유를 드러내기 위해" 제작했다고 적었습니다.
이 동상에 대해 백악관 부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더 힐에 "자유주의자들이 자기들의 돈을 어떻게 낭비하든 자유"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이 아는 사이였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역겨운 인간'이라며 클럽에서 쫓아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잭슨 부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수천 장의 문서로 대응하는 동안, 정작 민주당, 언론, 그리고 이 동상을 만든 이들 모두 엡스타인의 범죄를 알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범죄 접대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정치 공작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건 민주당의 농간입니다. 내가 대통령이 된 이후 우리나라가 거둔 성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주제에 대해 사람들이 말하도록 만들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축하 편지 의혹을 특종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각각 100억 달러와 150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기획 : 유지원, 영상편집 : 김나온,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