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단독보도

[단독] "앉아 있는 사람" 단어 바꿨다…곳곳 축소 정황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해경 차원에서 고 이재석 경사 순직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한 정황은 또 있습니다. 저희가 사고 당일 작성된 보도자료 초안을 입수해 최종본과 대조해 봤더니, 곳곳에 의심스러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전형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1일 오전 고 이재석 경사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이 경사가 홀로 출동했는지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해경은 수 시간 동안 답하지 않았습니다.

인천해경에서 보도자료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해경 관계자(사고 당일 통화) : 지금 인천서에서 최종 컨펌(승인)하고 있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해경은 저녁 6시 41분에야 이 경사의 희생적 면모만 강조한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SBS가 국회를 통해 입수한 해당 보도자료의 초안과 언론에 배포된 최종본을 비교해 보니 사건을 축소하려는 정황들이 발견됐습니다.

초안에 '드론 업체 직원이 70대 고립자를 발견'했다는 부분은,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는 영상을 확인'했다고 바뀌었습니다.

광고 영역

'고립자'에서 '앉아 있는 사람'으로 단어를 바꿔 당시 구조의 긴박성과 필요성을 완화 시킨 걸로 보입니다.

또 이 경사가 '현장으로 즉시 이동했다'고 쓴 부분은 '확인차 현장으로 이동했다'로 수정됐습니다.

이 경사가 출동한 게 단순 확인 작업임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의심되는데, 이는 인천해양경찰서장이 파출소장을 통해 전파했다는 '순찰이 아닌 확인'이라는 논리와 일맥상통한 부분입니다.

[당시 영흥파출소장(사고 당일 녹음) : 서장님이 그렇게 풀어가자고. 한 사람이 순찰을 간 게 아니예요. 확인하러 간 거지.]

순찰이라고 할 경우 '2명 이상 순찰차 탑승이 원칙'인 해경 규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보도자료 최종본의 승인자는 이른바 '영웅 만들기'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된 이광진 당시 인천해경서장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우기정, 자료제공 : 임미애 의원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SBS 단독보도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