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만 우리나라가 지식서비스 무역에서 약 6조 원에 이르는 적자를 봤습니다.
제조업의 기술 특허권 사용료 지급과 연구·개발(R&D) 발주 등이 늘어난 데다, 우리나라 국민이 게임·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AI(인공지능) 관련 해외 앱들도 많이 구매·구독해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오늘(17일) 공개한 '2025년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지식서비스 적자는 모두 45억 3천만 달러(약 6조 2천600억 원)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하반기(-37억 6천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7억 7천만 달러 커졌습니다.
지식서비스 수지 통계는 주로 지식·정보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디지털 형태로 거래되는 서비스의 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으로 크게 지식재산권 사용료, 정보·통신 서비스, 문화·여가 서비스, 전문·사업 서비스 4개 분야가 포함됩니다.
이 가운데 지식재산권 사용료 적자가 6개월 사이 14억 4천만 달러에서 24억 5천만 달러로 10억 달러 늘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특허 로열티, 해외 브랜드 상표권·프랜차이즈권 관련 로열티 지급이 증가하면서 산업재산권 적자가 12억 8천만 달러에서 17억 5천만 달러로 불었습니다.
외국 게임·OTT·AI 앱, 온라인 구독 서비스 수요 증가와 함께 저작권 적자도 9천만 달러에서 6억 달러로 5억 1천만 달러나 급증했습니다.
전문·사업서비스 적자 폭(-44억 8천만 달러)도 R&D(-30억 9천만 달러) 등을 중심으로 4억 5천만 달러 커졌습니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산업재산권, 전문·사업서비스 적자의 경우) 제조업 업황 개선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투자 확대와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 흑자 규모가 12억 8천만 달러에서 19억 6천만 달러로 6억 8천만 달러 늘었습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흑자 기록입니다.
우리나라가 생산한 스마트폰에 외국 앱 등을 탑재해 주고받은 대가가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문화·여가서비스 흑자도 작년 하반기와 같은 4억 4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K팝 등 K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공연·전시 관련 흑자가 1억 8천만 달러에서 2억 달러로 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35억 7천만 달러)에서 흑자를, 북미(-37억 7천만 달러)와 유럽(-21억 8천만 달러) 등에서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박 팀장은 "중국·동남아 등 아시아에서는 게임·특허 상품권 등 수출 호조로 흑자지만 , 북미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지식재산권 수입이 많아 적자"라며 "아시아 흑자, 북미 적자의 이원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