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 윈저성 앞의 반트럼프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영국 국빈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와 조롱이 런던에서 이어졌습니다.
AFP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밤 런던 근교 윈저성 외벽에 몇 분간 트럼프를 조롱하는 사진과 영상이 재생됐습니다.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3년 조지아주에서 기소됐을 당시 찍은 머그샷(수용자 기록부용 사진), 2019년 수감 중 사망한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진들, 트럼프와 엡스타인이 함께 있는 모습과 두 사람의 관계를 다룬 언론의 헤드라인 등이 담겼습니다.
이 영상은 영국에서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와 조롱으로 유명한 집단 당키스(Donkeys·당나귀들)의 기획이었습니다.
현지 경찰은 영상 재생을 중단시키고 현장에서 관련자 4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윈저성을 관할하는 템즈밸리 경찰청은 "윈저성 주변의 허가되지 않은 행위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영상 재상을 신속히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 도착하기 전에는 수십 명의 시민이 윈저성 앞에 모여 '악랄한 파시스트', '거짓말쟁이', '차 마시러 온 독재자'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2박 3일 국빈 방문 기간에 수천 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가 런던 시내 곳곳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영국 체류 기간에 런던에 머물지 않을 예정입니다.
트럼프 부부는 찰스 3세 국왕 내외의 초청에 따라 17일 윈저성에 머무른 뒤 18일에는 영국 총리 별장인 체커스로 옮겨 키어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랫동안 각을 세워온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언론 기고를 통해 트럼프가 공포와 분열을 조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야당인 노동당 소속인 칸 시장은 일간 가디언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서 분열적 정치를 부채질해 왔다면서 런던 시민들이 공포의 정치를 거부한다는 점을 그에게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