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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총재 특검 출석, 권성동은 구속…'통일교 커넥션' 드러나나 [스프]

[이브닝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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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총재 특검 출석...김건희-윤영호 공소장엔 "'정교일치' 신념 이루려 유착"

민중기 특검팀의 세 차례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오늘 특검에 자진출석했습니다. 한 총재는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한 게 맞나",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나"라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나중에 들으세요"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한 총재는 특검팀이 지정한 날짜에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수술(심장 시술)받고 아파서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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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총재는 통일교가 정부와 정치권에 교단 현안을 청탁하면서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총재가 절대 권한을 갖는 교단 구조로 볼 때 한 총재의 승인 없이는 각종 로비가 실행될 수 없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입니다. 우선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습니다. 특검은 또 통일교 측이 20대 대선을 앞두고 교단 지구장들을 동원해 국민의힘에 약 2억 원을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한 혐의도 수사 대상입니다. 2022년 4월에서 7월 사이 전성배 씨는 샤넬백과 명품 목걸이를 김건희 여사에게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됐습니다. 여기에도 한 총재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앞서 기소된 김건희 여사와 윤영호 씨, 전성배 씨 등의 특검 공소장에는 한 총재가 지난 2012년 9월부터 통일교를 이끌며 강조해 온 '정교일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는 내용 등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총재 측은 로비 의혹과의 연관성을 강력히 부인해 왔습니다. 윤영호 전 본부장 개인의 일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특검은 금품 전달 과정에 보고와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학자 | 통일교 총재 (통일교 관계자 대독)

"나의 지시로 우리 교회가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어떤 불법적인 정치적 청탁 및 금전 거래를 지시한 적이 없습니다"

김건희 씨 공소장 내용 中

"한학자 총재 결단에 따라 윤영호 씨는 통일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윤영호 씨가 2022년 4월쯤 한 총재에게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김 여사에게 선물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해 승인받았고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에게 윤 씨가 금품을 제공한 것도 한 총재 승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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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우려", '1억 관봉권' 사진도 제시...현직 국회의원 특검에 첫 구속

통일교 로비 의혹의 중심에 있는 또 한 명의 키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어젯밤 구속됐습니다. 특별검사 제도 도입 이래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직 국회의원이 구속된 것은 처음입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앞서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심사는 4시간 37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특검 측은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의 부인인 이 모 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 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이라는 메모가 적힌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와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며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도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또 권 의원이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폰으로 관계자들과 연락한 점을 내세우며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했습니다.

권 의원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SNS 中

"특검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처럼, 이재명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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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사업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의원은 한학자 총재와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다. 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경기도 가평에 있는 통일교 본부 '천정궁'을 찾아 한 총재를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총재로부터 당선 축하 인사를 듣고 쇼핑백을 받은 뒤 큰절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큰절 한 것은 사실이지만 금품은 받지 않았고 쇼핑백 안에는 넥타이가 들어있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함께 한 총재와 연관된 권 의원의 혐의는 더 있습니다. 윤영호 전 본부장 공소장에는 권 의원이 통일교에 대한 수사정보를 미리 알려준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권 의원이 2022년 10월 윤 씨에게 연락해 "경찰 쪽 찌라시인데, 한 총재 등 통일교 임원들이 미국에서 도박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통일교에 대한 압수수색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고 알렸다는 것입니다. 당시 강원 춘천경찰서는 한 총재 등이 교단 자금을 횡령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한다는 제보를 받고 내사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윤 씨는 한 총재에게 이런 사실을 보고했고, 교단 회계 시스템의 출장과 지출 내역을 숨긴 것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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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전성배→김건희, 윤영호 전 본부장→권성동...'투 트랙 로비' 밝혀지나

민중기 특검은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이런 내용을 담았습니다. "윤 씨가 이미 권 의원을 통해 윤석열 측에 통일교 프로젝트 등에 대한 요청을 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었지만, 한 총재의 승인 아래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 측으로도 각종 요청을 할 수 있는 소위 '투 트랙'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어젯밤 권성동 의원까지, 이른바 '투 트랙' 선상에 있는 인물 4명은 전원 구속됐습니다. 김건희 여사와 권성동 의원은 진술을 거부하거나 전반적으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통일교와의 '검은 커넥션'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윤영호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사안에 따라 진술을 달리 하며 일부 혐의는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한학자 총재가 이 모든 고리의 시작점에 있고 그동안 이뤄진 행위의 지휘자라면 한 총재에 대한 특검 조사는 '마지막 퍼즐 맞추기'가 될 것입니다. 한 총재로부터 어떤 진술을 이끌어 내느냐, 또는 압수수색과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와 증언들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느냐에 수사의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통일교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부와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단이 추진하려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공적개발원조(ODA)사업과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로비가 필요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2인자였던 윤영호 씨가 권성동 의원도 소개받고, 알고 지내던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 쪽으로 길을 뚫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각에서는 한학자 총재가 문선명 전 총재 사후에 흐트러진 교단의 질서를 다시 세우려고 외부의 힘을 빌리려 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통일교는 최근까지도 문선명 전 총재 자녀들과의 소송, 아베 사망 후 일본 통일교의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학자 총재 중심으로 교단의 숙원사업이 하나둘씩 풀리면 권력의 기반도 굳건히 다져질 것으로 기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정치 상황은 급변했고, 특검팀은 한 총재의 혐의가 무겁다고 보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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