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초, 미국 시애틀 지역의 악명 높은 연쇄 강도 피고인이 법정에 섰습니다.
이 용의자는 29살 흑인 남성 패트릭 메조넷.
1급 절도와 1급 강도 등 10건 이상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메조넷이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야구선수 이치로의 자택에도 침입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2월.
당시 이치로는 현장에 없었지만 그의 아내 후쿠시마 유미코는 반려견과 함께 침실에 있었습니다.
침입자가 들어온 순간 반려견은 짖기 시작했고, 이치로의 아내는 CCTV 영상을 보고 주방 쪽 문이 부서진 걸 확인했습니다.
급히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용의자가 와이파이를 방해하는 장치를 사용해 전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뒤 침실 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문을 밀었고 "911에 전화하겠다" 소리치며 틈 사이로 용의자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를 발사했습니다.
이 후추 스프레이는 곰 쫓는 용도로 사용하는 강력한 제품이었습니다.
뜻밖의 저항에 용의자는 결국 도망쳤고, 당시 피해액은 한화 약 2천6백만 원에 달했습니다.
용의자는 이치로뿐만 아니라 MLB, NFL 유명 선수들을 범죄의 표적으로 삼으며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LA 다저스 투수 블레이크 스넬은 약 1억 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NFL 시애틀 호크스의 코너백 리처드 셔먼은 우승 반지를 도난당했습니다.
법원에 제출된 증거 목록엔 공범의 통화와 문자 내역이 있었는데 "그 녀석 지금 덕아웃에 있다" "혼자 게임 다 말아먹네"라는 대화가 포함됐습니다.
이는 현재 경기장에 있으니 안심하고 빈집에 침입하라는 신호였습니다.
미국 전역에는 스포츠 스타를 대상으로 한 빈집털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현재 패트릭 메조넷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공범은 오는 9월 29일 다시 법정에 출석할 예정입니다.
(기획 : 김다연 / 영상편집 : 김나온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