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만들어야 하니 함구하라" 은폐 시도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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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홀로 구조하다 숨진 고 이재석 경사의 동료 들이 사고 이후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해경 내부에서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해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권민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 이재석 경사 영결식을 두 시간 앞둔 어제(15일) 아침 8시.

사고 당일 함께 근무했던 동료 4명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경사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故 이재석 경사 파출소 동료 : (파출소장이) '눈물을 흘리며 아무 말 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 그래야 우리가 살고 다 같이 잘 되는 길이다. 일단 재석이 영웅 만들어 주고 나중에….]

사고 관련 내용과 파출소 내부 이야기를 알리지 말라며 유족들에게 어떠한 얘기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故 이재석 경사 파출소 동료 : '병가나 연가를 사용해서 근무를 하지 말고 장례식장에도 웬만하면 오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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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사고 당시 이 경사와 무전을 주고받았던 영흥파출소 A 팀장이 지난 12일 새벽 3시, 휴식을 마치고 복귀한 자신들에게도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故 이재석 경사 파출소 동료 : '재석이를 왜 혼자 보냈나요?' (라고 묻자) 팀장 답은 '위험한 상황이 아니었어'라고 돌아옵니다.]

특히 현장 순찰은 늘 2인 1조로 했고 식사나 편의점에 갈 때도 혼자 이동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처럼 홀로 출동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광진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입장문을 내고 "당시 진실 은폐는 없었다"며 "진상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고,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은 영결식에서 진상조사단 조사결과를 주기적으로 유가족 등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가족과 동료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해경이 아닌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에 맡겨 엄정히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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