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스웨덴 총리 설전…"치안 붕괴" vs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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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헝가리와 스웨덴 정상이 15일(현지시간) 'SNS 설전'을 벌였습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스웨덴 정부가 우리에게 법치주의를 설교하고 있다"며 "그러나 (독일 일간) 벨트에 따르면 범죄조직들이 스웨덴 아동을 살인범으로 고용하고, 이는 그곳의 사법체계가 (범죄를 저지른 아동을) 처벌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한때 질서와 안전으로 유명했던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 280명 이상의 미성년 소녀가 살인 혐의로 체포됐고 가족들은 공포에 떨며 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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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그러자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곧장 자신의 엑스 계정에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며 "자기 나라의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놀랍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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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르반은 다가오는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절박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헝가리는 내년 4월에 총선을 치릅니다.

스웨덴 역시 내년 9월 총선이 예정돼 있습니다.

양국 모두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식구'끼리 원색적인 설전을 공개적으로 주고받은 셈입니다.

최근 몇 년 새 축적된 '앙금'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스웨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으나 기존 회원국이면서 친러시아 성향인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가 막판까지 제동을 걸면서 계획보다 지연된 2024년 2월 32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했습니다.

당시에도 헝가리는 스웨덴이 자국의 민주주의 지수에 대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올해 발간한 법치주의 연례 보고서엔 헝가리가 사법 독립 측면에서 '체계적 결함'이 있으며 미디어 다원주의와 부패 문제가 상존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송유관 공격을 두고도 양국은 확연히 다른 시각차를 보였습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여파로 자국에 대한 러시아 석유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면서 "이는 우리 에너지 안보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엑스에 헝가리 반응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면서 "1956년 헝가리가 소련의 지배에 맞서 독립하려 했을 때도, 2004년 헝가리가 EU에 가입하려 했을 때도 헝가리 편에 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오늘날 헝가리는 유럽의 민주주의 국가(우크라이나)가 생존을 위해 싸우는 상황에서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헝가리는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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