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 벌이자 한국 노렸다…'2,839억 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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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만든 금 가공 제품을 한국산으로 속여 미국에 수출한 업체들이 대거 적발됐습니다. 한국산으로 위장하면 훨씬 낮은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서인데, 이렇게 불법 수출한 금 제품만 2천800억 원이 넘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관 직원들이 귀금속 수출 업체를 압수수색합니다.

한국산으로 표시된 금 제품들이 발견됐는데, 확인해 보니 중국산이었습니다.

중국산일 때는 최대 158%까지 관세가 붙지만, 한국산이면 4월 이전까진 한미 FTA로 무관세였고, 그 이후에는 10%의 상호관세가 적용되는 걸 노린 겁니다.

관세청은 이렇게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반지 같은 금 가공 제품 등을 한국으로 들여온 뒤, 미국에 우회 수출한 7개 업체를 적발했습니다.

이들 업체가 원산지를 속여 불법 수출한 금 제품이 2천839억 원어치입니다.

[이종욱/관세청 조사국장 : (중국 등 우리나라와) 인접한 제조업 국가들이 사실 이제 수출을 할 때 이익률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특히 금 가공 제품 같은 경우는 대략 한 1~3%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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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 들어 미 중 두 나라가 고율의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우회 수출이 급증했습니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법인을 만든 뒤 단순히 포장만 바꾸는 '택갈이'를 통해 원산지만 한국산으로 바꾼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제 금값이 올 들어 30%가량 오른 점도 이런 우회 수출 급증에 영향을 미친 걸로 보입니다.

[추재용/인천공항세관 조사총괄과 팀장 : 중국에 있는 공장에서 직접 미국하고 거래하면서, 한국의 지인이나 이런 부탁할 수 있는 사업자 통해서 우회 수출한 케이스….]

미국은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우회 수출 기업과 국가의 조달 참여를 제한하는 한편, 해당 물품에 40% 관세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무역 장벽 강화로 다른 기업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관세청은 무역 안보 특별조사단을 설치해 우회 수출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임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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