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반정부 시위로 최소 30명 사망…교도소 탈옥 1만 3천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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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대 방화로 불타는 네팔 대통령 관저

네팔에서 SNS 접속을 차단한 정부 조치에 반발해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3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현지시간 11일 인도 매체 더힌두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보건인구부는 최근 수도 카트만두를 비롯한 전국에서 발생한 시위로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1천 명 넘게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또 네팔 경찰은 지난 8일부터 시위가 시작된 이후 전국 교도소에서 수감자 1만 3천여 명이 탈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트만두 한 교도소 수감자들은 교도관을 제압하고 건물에 불을 지른 뒤 탈옥을 시도했고, 일부는 군인들에게 체포돼 다른 교도소로 이송됐습니다.

네팔 당국이 지난 9일 오후 10시부터 도심에 군 병력을 투입한 이후 시위는 다소 잠잠해졌으나 카트만두와 인근 도시 일대에 내려진 통행 금지령은 오는 12일까지 연장됐습니다.

낮에는 제한적으로 생필품 구입 등을 위한 이동만 허용되고,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는 통행이 전면 금지된 상태입니다.

군 당국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하면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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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한 군인들은 카트만두 주요 지역을 순찰하면서 차량과 행인들을 검문했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카트만두에 있는 트리부반 국제공항은 이날 운영하지만 실제 운항하는 항공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대 대표들은 전날 카트만두 육군 본부에서 군 관계자들과 만나 과도기 지도자 선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시위대 내부에서 누구에게 임시 내각 수장을 맡길지 의견이 엇갈렸다고 AP는 전했습니다.

시위대 대표 중 한 명은 수실라 카르키(73) 전 대법원장을 제안했으나 육군 본부 밖 시위대 중 일부는 이에 반대했습니다.

카르키 전 대법원장은 2016년 7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1년가량 대법원장을 맡았고 당시 대중적 지지도 받은 인물입니다.

젊은 시위대들은 전직 래퍼 출신인 발렌드라 샤(35) 카트만두 시장을 선호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전 대법원 판사이자 헌법 전문가인 발라람은 로이터에 "샤 시장은 향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람 찬드라 포우델 대통령과 회담할 'Z세대' 대표자 중 한 명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네팔 시위는 정부가 지난 5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26개 SNS의 접속을 차단한 데 반발해 시작됐습니다.

네팔 정부는 '가짜 뉴스'가 확산한다며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SNS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젊은 층은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반부패 운동을 억누르려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이 대거 이번 시위에 가담하면서 카트만두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도 확산했습니다.

최근 SNS에서는 사치품과 호화로운 휴가 생활을 과시하는 고위층 자녀들의 모습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대조하는 영상이 빠르게 공유돼 젊은 층의 분노를 키웠습니다.

경찰은 지난 8일부터 최루탄을 비롯해 물대포와 고무탄을 쏘며 강경 진압을 해 사상자가 늘었고, 대통령과 총리 관저에 불을 지르는 등 시위는 더 격화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최근 시위대 방화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잘라나트 카날 전 총리의 아내가 생존해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라고 네팔 온라인 뉴스 포털 '카라브허브'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카라브허브는 지난 9일 카날 전 총리의 아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현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정정 보도를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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