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한 중국 방문에 김주애가 동행했습니다. 2013년 생으로 아직 12살에 불과한 김주애를 다자 정상모임에 데려감으로써 김주애 후계를 국제무대에 공식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지만, 김주애는 김정은의 베이징역 도착 장면과 평양 귀환 장면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국제무대로의 공식 데뷔라기보다는 국제무대에서의 경험을 쌓는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애, 국제무대에서의 어색한 첫 장면
김정은의 중국 방문에 김주애가 동행했다는 사실은 중국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사진을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이 베이징역에 도착하는 사진에서 김주애가 김정은 바로 뒤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김주애가 김정은 바로 뒤에 서 있었다는 것은 김주애의 동행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김주애가 방중 기간 내내 김정은 옆자리를 지키면서 후계자로서의 위치를 각인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북한으로 돌아온 뒤 조선중앙TV가 방송한 '김정은 방중 영상물'을 보면, 김주애는 베이징역에서 상당히 어색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김주애는 김정은이 열차에서 내린 직후에는 김정은 바로 뒤에 서 있었습니다. 아마도 아버지인 김정은으로부터 '내 바로 뒤에 서서 따라오면 된다'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중국 측 인사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뒤에서 그냥 지켜보는 것은 어색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김정은의 통역사가 통역을 위해 김정은과 김주애 사이로 끼어듭니다. 곧이어 중국 어린이가 김정은에게 준 꽃다발을 대신 받기 위해 현송월도 끼어들고, 김정은이 마중 나온 중국 인사들에게 둘러싸이면서 김주애는 점점 외곽으로 밀려납니다.
김정은이 레드카펫을 따라 중국 의장대가 도열한 길로 가야 하는 상황에서, 현송월이 어색해하고 있는 김주애를 따로 안내하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현송월이 김정은의 의전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김주애의 의전까지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차를 타고 베이징역을 출발하기 직전 조선중앙TV 화면을 보면, 김주애는 현송월의 안내를 받아 외곽 쪽에 서 있다가 김정은과 함께 차에 탑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국제무대에 첫 등장한 12살 김주애가 아무리 자연스러워 보이려 해도 어색함을 떨쳐버리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대사관 방문 때는 달랐다
김주애는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김정은이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할 때에도 동행했습니다. 조선중앙TV가 당시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주애는 김정은과 함께 러시아 대사관에 입장한 뒤 김정은에 이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와 악수하며 인사했습니다. 김주애는 또 김정은이 러시아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받을 때에도 함께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어린이가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셈인데, 김정은과 함께 공식적인 외교 행보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게 국내에서는 나름 원숙한 외교활동을 시작했지만, 국제무대에서까지 김주애가 성인 같은 외교행보를 보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김정은도 그래서 열차에서 내릴 때에는 김주애와 함께 했지만, 중국 전승절 열병식과 북중, 북러 정상회담 어디에도 김주애를 동반하지 않았습니다. 국정원은 김주애가 방중 기간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 머물렀다고 밝혔습니다.
평양 도착 사진에서 다시 등장한 김주애
김정은의 방중 정치 일정 내내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주애는 김정은이 평양에 돌아가는 장면에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의 평양 귀환 소식을 알리는 사진에서 김주애의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과 고위간부들이 열차 안에 앉아있는 가운데 김주애가 창문으로 바깥을 바라보는 모습과 김정은 부녀가 열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