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인천대교 갓길에 설치된 드럼통
최근 갓길에 있는 주정차 방지용 시설물을 철거한 인천대교에서 30대 남성이 차량을 세운 뒤 추락해 숨졌습니다.
오늘(10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3분 인천대교에서 "사람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습니다.
인천대교 상황실로부터 연락받은 해경은 30대 A 씨의 차량이 인천대교 주탑 부근에서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연안구조정 등을 투입해 주변 해상을 수색한 끝에 전날 오후 3시 54분 A 씨를 발견했습니다.
A 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이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A 씨는 사고 발생 전 별다른 제약 없이 인천대교 주탑 쪽 갓길에 차량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인천대교에서 투신 사고가 잇따르자 2022년 11월 교량 갓길에 차량 주정차를 막기 위한 플라스틱 드럼통 1천500개가 설치됐습니다.
그러나 긴급 상황을 고려한 차량 주정차 공간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난달까지 모든 드럼통이 철거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투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물이 철거됐지만, 근본적인 대책인 추락방지 시설 설치 방안은 2년 가까이 답보 상태입니다.
인천대교 측은 2023년 '투신 방지 시설 내풍 안전성 검토 용역' 진행한 결과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해도 교량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연구용역에서 추산된 시설 설치 비용이 120억 원에 달하면서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2009년 개통한 인천대교에서는 오늘 현재까지 모두 79명의 투신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조건을 갖춘 만큼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설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경은 A 씨가 교량에서 해상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해경 관계자는 "차량 운전자와 A 씨가 동일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