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에 블러드문 보러 왔어요"…월요일 새벽의 '우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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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기월식

"시험 기간인데, 블러드문 보려고 왔어요."

오늘(8일) 오전 1시 경북 영천시 보현산천문과학관 개기월식 관측 행사장에는 야심한 밤인 데도 어두컴컴한 잔디밭에 3년 만의 개기월식을 관측하기 위해 시민 70여 명이 모여들었습니다.

영천 하늘에는 옅은 구름이 넓게 깔렸지만, 백색 보름달이 환하게 빛났습니다.

보현산천문과학관 조현민 주무관은 "월요일 새벽 시간에 많은 분이 오셨다"며 "기상 예보가 안 좋아 관측이 힘들 것이라 예상해 행사를 취소할지 고민했는데, 기적적으로 개기월식을 관측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오전 1시 26분쯤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리기 시작하자 시민들의 시선은 일제히 하늘로 향했습니다.

달의 한 귀퉁이가 서서히 검게 변하자 시민들은 저마다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우주쇼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달이 지구 그림자에 모두 가려지며 달이 붉게 보이는 '블러드문' 현상이 관측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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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여기저기서 앳된 목소리로 "달이 빨개", "너무 신기하다", "별이 너무 잘 보인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개기월식을 관측한 임 모(14) 양은 "시험 기간인데, 블러드문을 보기 위해서 왔다"며 "생각보다 더 신기해서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온 신 모(40) 씨는 "아들이 개기월식이 3년 만에 관측되는 특별한 날이라고 꼭 깨워달라고 해서 자정쯤에 아들을 깨워 왔다"고 말했습니다.

신 모(10) 군은 "처음에는 왜 빨간색 달이 안 나오나 했는데, 점점 사라지며 빨간색이 나오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오늘 오전 1시 26분 48초에 달의 일부분이 가려지는 부분월식이 시작됐습니다.

월식은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에 위치해 지구의 그림자에 의해 달이 가려지는 현상입니다.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월식은 오전 2시 30분 24초에 시작돼 오전 3시 11분 48초에 최대가 된 뒤 3시 53분 12초에 끝났습니다.

이후 다시 달의 밝은 부분이 보이기 시작해 오전 5시 56분 36초에 월식의 전 과정이 끝났습니다.

다음 개기월식은 6개월 뒤인 2026년 3월 3일이며 이때 한국에서는 월식 후반부에 달이 뜹니다.

한국에서 전 과정을 볼 수 있는 다음 개기월식은 약 3년 뒤인 2029년 1월 1일 새벽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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