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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엎어진 작품이 여럿…버티다 보니 왔다, 김요한의 짜릿한 '트라이' [스프]

[주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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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다리는 다 풀렸고, 온몸에 안 아픈 데가 없을 거야. 세상에서 제일 긴 7분일 거다. 그렇지만 지금을 버텨 내면, 지금 이 순간이 우리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다."

'만년 꼴찌'라고 놀림받던 고등학교 럭비팀이 새로 부임한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원팀'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의 노력에 힘입어 온갖 굴욕을 당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드디어 전국체전 결승전까지 올라왔다. 결승 경기 후반전을 앞둔 상황. 교체할 후보 선수도 없는데 한 선수가 전반전에서 크게 다쳐 얼굴이 피투성이가 됐다. 그렇게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이 고난을 버텨내고 우리의 하이라이트로 만들자고.

스포츠 드라마의 재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다. 시련을 이기고 얻는 짜릿한 승리, 같이 땀 흘리며 훈련한 동료들과 함께 이뤄낸 성장, 모두가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하는 청춘들의 환한 웃음까지. 다소 뻔한 그림일 수 있지만, 스포츠 드라마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예쁘고 찬란한 성장 서사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극본 임진아, 연출 장영석/이하 '트라이')도 이런 스포츠 성장 드라마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트라이'는 괴짜감독 주가람(윤계상 분)과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가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코믹 성장 스포츠 드라마다. 박진감 넘치는 연출과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속도감 있는 경기 장면은 마치 스포츠 만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전율을 선사했고, 팀워크를 모르던 선수들이 감독 주가람을 통해 '원팀'으로 거듭나는 입체적인 성장 서사는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이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한양체고 럭비부와 함께 뛰는 듯한 감정을 느끼고 그들을 응원하며, '트라이' 세계관에 '과몰입러'가 됐다.

김요한은 이 작품에서 럭비부 주장 윤성준 역을 맡아 오색빛깔 찬란한 청춘의 성장을 그려냈다. 그는 윤성준으로서 주가람 감독과의 훈훈한 사제지간 브로맨스로 극의 중심을 든든하게 지켰다. 또 팀의 주장으로서 발휘하는 리더십과 책임감, 럭비부원들과의 귀엽고 끈끈한 동료애는 보는 이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여기에 서우진(박정연 분)과의 풋풋한 로맨스, 쌍둥이 형제와의 비교에서 느끼는 열등감을 극복하는 성장기까지,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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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에서 배우로서 또 한 번의 성장을 보여준 김요한에게, '트라이'를 어떻게 완성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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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첫 방송할 때 긴장을 많이 했어요. 걱정도 많았고요. 방송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바로 시청률을 확인했는데, 첫 화 치고 좋게 나오고 시청자 반응도 좋아 짜릿했던 기억이 나요. 그 짜릿함을 느낀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끝나다니 많이 서운해요. 럭비 연습기간까지 다 합치면 이 작품 완성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힘써서 더 그런 거 같아요. 시청자 사이에서 '한양체고 럭비부 이대로 못 보내' 하는 긍정적인 반응들도 나오고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해요. 끝나서 아쉽지만 기분은 좋아요."

학창 시절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던 김요한은 자신이 연기한 윤성준에게서 큰 동질감을 느꼈다. 특히 체고 출신의 그는 마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김요한의 체고 경험은 드라마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트라이' 촬영을 전북체육고등학교에서 했는데,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진짜 체고 출신이잖아요. 훈련 방식이나 러닝 할 때 하는 구호, 학교 이름을 넣은 구호 같은 거 만들 때 제가 의견을 많이 냈어요. 실제 체고에선 어떻게 하는지, 감독님이 저한테 물어보시기도 했고요. 성준이는 저 고등학교 때랑 비슷한 게 많았던 캐릭터였어요."

특히 김요한은 대학교나 실업팀으로의 진학을 앞둔 체육특기생 3학년으로서 윤성준이 처한 상황과 심경에 크게 공감했다. 자신도 그 상황에 놓였던 경험자로서, 그 누구보다 윤성준의 절박함을 이해했다.

"체육특기생 3학년은 굉장히 힘들어요. 그 선수의 시합을 보고 대학교에서 스카우트를 하는데, 저도 고2 때 발목 수술을 해 한 시즌을 날려, 뭔가를 보여줄 기회는 3학년 때 밖에 없었어요. 극중 성준이도 어깨를 다치는데, 그 절박한 마음을 저는 너무 잘 이해했어요. 누구보다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었죠."

극중 윤성준은 한양체고 럭비부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남다르지만, 또 불완전한 10대답게 미숙한 모습도 지닌 인물이다. 축구선수로 잘나가는 쌍둥이 동생 윤석준과 비교당하고 동생만 챙기는 가족들 때문에 열등감을 품기도 한 윤성준은 어릴 적부터 짝사랑해 온 서우진을 대할 때만큼은 뚝딱거리는 어설픔이 있다. 김요한은 서우진 앞에서의 윤성준은 조금 다르게 연기하려 했다.

"성준이의 서사가 좀 어두운 부분이 있는데, 우진이 앞에서만큼은 그게 풀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우진 앞에서는 성준이의 행동과 말투를 다르게 연기하려 했죠. 그래야 성준이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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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 선수 역할인 만큼 다부진 몸을 만드는 것도 필요했다. 식단 조절과 운동을 통해 몸의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데 힘썼다.

"하루에 4끼를 4시간 간격으로 알람 맞춰놓고 먹었어요. 밥에 닭가슴살 2개씩, 그렇게 하루 네 끼를 세 달 가까이 먹었죠. 원래 마른 편이었는데, 그렇게 78kg까지 찌웠어요. 그런데 살을 찌우니 카메라에 얼굴이 예쁘게 안 나오더라고요. 외형적으로도 중요하니, 다시 식단 조절을 해서 73kg까지 줄이고 촬영을 시작했어요."

럭비는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생소한 스포츠다. 정확한 룰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김요한도 '트라이' 전까지는 이 종목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는 럭비선수 역할을 위해 럭비에 대한 공부는 물론, 약 3개월간 럭비 연습을 진행했다.

"저도 이번에 '트라이'를 하며 럭비를 알게 됐어요. 럭비 룰을 익히고 3개월간의 연습 과정을 거치면서, 그러면서 럭비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어요. 럭비는 원 팀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운동이더라고요. 잘 알지 못해서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하면서 자연스럽게 늘더라고요. 'TV로 볼 때 자연스럽게만 보이게 하자'는 목표로 연습에 매진했어요."

럭비는 몸과 몸이 부딪치는 스포츠다. 럭비 선수의 격렬한 몸싸움을 직접 연기하며 박진감 넘치는 장면은 완성했지만, 부상은 끊임없이 따라왔다.

"안 다쳤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태클과 슬라이딩이 많은데, 이게 가짜로 하면 티가 너무 많이 나요. 그래서 진짜로 부딪치고 슬라이딩하다 보니까, 다칠 수밖에 없었어요. 아픈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는데, 제가 제일 참기 힘든 건 쓸린 부위의 통증이었어요. 허벅지가 쓸린 날은, 나중에 샤워할 때 죽을 뻔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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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속 한양체고 럭비부를 성장시키는 건, 좋은 어른들이다. 특히 감독으로 부임한 주가람은 선수들이 진정한 '원팀'으로 거듭날 수 있게,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물심양면 돕는다. 김요한은 주가람을 연기한 윤계상의 눈을 보면, 저절로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윤계상 선배님과의 연기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선배님은 눈이 정말 깊어요. 선배님의 눈이, 장난스러운 신에서는 진짜 얄미워 보였고, 감정신에서는 '성준아' 하는 그 눈을 보면, 거기에 대사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그리고 선배님은 저와 모든 럭비부 아이들한테 항상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본인의 대사도 아이들이 하는 게 더 어울릴 거 같다며 주신 적도 있어요. 정말 배려가 깊으셨죠."

'트라이'가 스포츠 드라마로서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질 수 있었던 건, 럭비부 부원들로 합을 맞춘 배우들이 실제로 팀워크가 좋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촬영 3개월 전부터 함께 럭비 연습을 하며 똘똘 뭉쳤다.

"촬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같이 3개월 전부터 럭비 연습하고 밥 먹고 하면서 엄청 친해졌어요. 지방 촬영을 가면 같이 한 숙소를 썼을 정도예요. 그렇게 같이 지내면서 쌓은 단합력이 현장에서 에너지로 나왔어요. 그래서 대본에 쓰여있지 않은 신들, 애드리브나 에너지로 채워야 하는 신들은 현장에서 서로의 합의가 없어도 바로 주고받으면서 만들 수 있었어요. 이런 건 정말 친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던 거라 생각해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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