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 시 피난", "빨래 모아 친정에"…강릉 덮친 '가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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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터에서 물 받는 강릉시민들

"단수되면 애들 데리고 친정으로 피난 가겠다", "빨래 모아서 주말마다 시댁이나 친정 가야죠", "단수가 아니라 일상생활이 안될 만큼 물이 쪼금만 나와도 더 이상 못 있죠"

전례 없는 최악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시민들이 물 절약을 위해 안간힘을 쏟는 가운데 좀처럼 사태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현재 강릉지역 맘 카페에는 제한 급수로 인한 불편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가뭄에 지역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떠난다'는 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직장 출퇴근이나 자녀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여의찮은 경우가 많아 조심스럽게 사태를 지켜보는 분위기입니다.

날이 갈수록 쓸 수 있는 물의 양이 줄어들자 시민 중에는 단수 상황에 대비해 생수와 즉석밥을 비롯해 조리 과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미리 마련해뒀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일부 시민은 물 없이 씻을 수 있는 드라이 샴푸나 샤워 티슈 등을 미리 사놓기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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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활용품 전문 판매점 관계자는 "아직 비상용품을 사재기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평소보다 많이 팔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후 한때 강릉지역에 소나기가 내렸으나 주문진 8.5㎜, 경포 2㎜, 북강릉 0.6㎜가 전부였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7%로, 오전 7시 40분 14.9%로 15% 선이 무너진 지 뒤 0.2%포인트가 더 떨어졌습니다.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저수율 15% 선이 무너지면서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이날부터 바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수지가 점점 메말라감에 따라 시는 전날부터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했습니다.

농업용수를 중단함에 따라 수도 사용 가능일 수는 일주일가량 늘어났지만, 이대로라면 9월 24일이면 물이 바닥나는 탓에 최악의 경우 격일제 급수나 단수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강원도는 이날 강릉 가뭄 대책 회의를 열고 재난안전대책본부 수준을 2단계로 격상해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강릉시는 오늘(9월 1일) 가뭄 대응 비상 대책 2차 기자회견을 열고 대응 계획 등을 발표합니다.

가뭄 사태가 심각해지며 정부와 지자체, 각계 전문가들은 연일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장기 대책으로 현재로서는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강릉시 관계자는 "격일제 급수나 단수와 같은 최악의 사태로 치닫지 않도록 운반 급수 등을 통해 가뭄 피해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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