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영서에, 가뭄은 영동에…강릉만 최악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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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에 한 곳, 강원도 강릉시는 전례 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세대별 계량기를 절반까지 잠그는 '제한 급수'를 사상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왜 강릉시만 가뭄인 걸까요?

<기자>

[홍순태/강릉 거주 : 서로 만나면은 물 아껴 쓰라고 우리 언제까지 정말 버틸수 있을지 모른다. 물을 아끼려고 정수 물 안 쓰고 거의 생수 사서 먹고 씻는 것도 막 함부로 못 씻고..]

[송서윤/강릉 거주 대학생 : 무서웠죠. 옛날에 우리나라 물 부족이다 이런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근데 그게 실제로 다가오는 느낌이라서]

겉으로 드러나는 첫 번째 이유는 강수량 부족, 강릉시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386.9mm 평년 절반 수준으로 그야말로 이상 기후인데요. 여기에 영동 지역 지형적 특성도 더해졌습니다. 강릉을 포함한 영동 지역은 태백산맥을 경계로 한반도 동쪽에 위치하는데 여름철 장마전선이 태백산맥을 넘어오지 못해 비가 내리지 않은 거죠. 거기다 산악 지형 특성상 급경사로 인해 비가 와도 빗물이 저장되지 못하고 빠르게 동해로 흘러 나간다는 겁니다.

두 번째, 돌발 가뭄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김병식/강원대학교 방재전문대학원 교수 : 돌발 가뭄을 하는 조건은 일단 강수량이 적어야 되고 또 하나는 폭염이 생겨야 돼요 온도가 굉장히 높아야 돼요. 근데 그 조건이 강릉은 딱 맞는 거예요. 비를 영서 지방에 다 뿌리고 영동 지방에는 이제 그냥 뜨거운 바람만 부는 거예요.]

거기다 세 번째 그나마 비가 내려도 대부분의 물을 오봉저수지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병식/강원대학교 방재전문대학원 교수 : 결국은 오봉저수지 자체에 의존을 하는 게 문제예요. 오봉저수지 자체가 농업용 저수지고 댐 크기도 크지가 않아요. 근데 이제 그 강릉이라는 도시는 점점 성장했죠 골프장도 많아지고 하면서 절대적으로 물을 필요로 하는 양은 많은데 공급되는 양은 점점 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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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같은 영동 지역인 속초 상황만 봐도 분위기가 다릅니다. 강릉에서 차로 고작 50분 남짓 걸리는 속초에서는 물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강릉만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데.. 속초는 왜 괜찮은 걸까요?

속초시의 발 빠른 대처 덕분입니다. 사실, 속초는 7년 전까지만 해도 만성적인 물 부족 도시였습니다. 2018년 수차례 제한 급수가 단행되기도 했죠. 당시 시민들은 물을 한 방울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하천 바닥에 비닐을 까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는데 이 고질적인 문제는 2018년 취임한 당시 전 속초시장이 1호 공약으로 물 부족 문제 해결을 내세우면서 완전히 바뀌기 시작합니다.

당시 시가 내린 핵심 사업 바로 '지하댐' 건설이었죠. 지하댐은 지하 차수벽으로 지하수를 가두는 방식으로 '지하 저수지'로 불립니다.

증발 손실이 적고 수질과 수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2021년 12월 준공된 속초 쌍천 지하댐은 지하 26m 깊이에 높이 7.7km로 63만 톤의 물을 저장하도록 만들어졌는데 이 지하댐 덕분에 비상시 시민과 관광객에게 최소 3개월 이상의 식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됐고 속초시에서 가뭄 걱정을 덜게 된 겁니다.

강릉시도 2027년까지 연곡 지하댐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상황.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릉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댐 건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허우명/ 강원대학교 그린에너지공학과 교수 : 지하댐을 만들어도 그게 (인구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고요. 지금 동해안 지역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서에서 갖고 오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보는데 강릉 같은 경우는 도암댐이 연결돼 있어서 그 물을 가지고 하천 유지용수하고 농업용수를 쓸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오봉댐에 있는 물은 오로지 우리가 강릉 시민의 식수로만 쓸 수 있으니까 우리가 이렇게 물이 부족할 때 지금처럼 이렇게 물난리를 겪지 않아도 된다.]

강릉시의 가뭄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고 주민들의 불편함 역시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가뭄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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