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백악관 비서실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마지막에 웃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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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훈식 비서실장이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 등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핫라인'을 구축한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 만나 서로의 오해를 풀고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강 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와일스 비서실장과 만난 뒷이야기를 공개했습니다.

강 실장은 당시 오후 1시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40분간 와일스 실장을 만났습니다.

이에 앞서 오전 9시 20분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한국 상황을 두고 '숙청, 혁명' 등을 언급하면서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습니다.

강 실장은 "처음 인사를 간단히 하고 트루스소셜에 관해 얘기했고, 그 뒤로 만남의 의미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얘기했다"며 "와일스 실장은 협상과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했고 또 저도 질문을 했다. 우리가 뭘 답답해하고 어려워하는지, 미국은 뭘 원하는지 허심탄회하게 얘길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나오면서 다시 한번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께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제 느낌으로는 처음에 말했을 때 반응이 '알겠다' 정도였다면 마지막엔 '보고하겠다'에 가까웠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안보실장도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의 부당함을 알렸고, 다른 분들도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며 "다 역할을 나눠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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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공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설명을 듣고는 태도를 바꿔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강 실장은 영어로 짧게 "좋은 대화였다.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에 와일스 실장은 웃음으로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강 실장은 "40분 대화하는 동안 와일스 실장이 민망할 정도로 안 웃었는데, 그때 한번 웃어줬다"며 "'본인도 역할을 했다'는 취지로 저는 해석했다"고 술회했습니다.

강 실장은 와일스 실장과 대화에 나선 배경에 대해선 "첫 번째 통상협상을 하면서 미국의 정책결정권자와 다양한 네트워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미국에 많은 네트워크를 구축한 유수의 기업들에도 도움을 요청했으나, 예상외로 백악관과 직접 소통할 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승인을 얻어 추진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상무라인, 관세라인, 안보라인 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복잡한 협상에서 강 실장과 와일스 실장의 핫라인은 이를 종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정무라인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강 실장은 "저에게 비결이 있진 않다.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셨고 실무적으로는 외교·안보라인이 움직였다"며 "저는 발제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향후 핫라인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보통 핫라인은 다른 라인의 연락이 안 될 때 쓰는 것인데, 지금은 연락이 잘되지 않느냐"며 "보조적인 역할로 비서실도 소통하기로 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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