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통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때 동행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강훈식 비서실장이 함께 했습니다. 강 실장은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 이른바 '핫라인'을 구축했다며, 순방에 동행한 이유를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정상회담 직전, 이 핫라인의 긴박한 소통이 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기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4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강훈식/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24일) :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한 마디라도 더 설득할 수 있다면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에 비서실장은 국내에 남아서 국내 현안을 관리하는 게 관례인데, 강 실장이 출국 목적도 밝히지 않고, 미국으로 떠나자 뒷말이 무성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강 실장이 뒤늦게 밝힌 방미 이유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핫라인 구축'이었습니다.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은 그림자 권력으로 불릴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강 실장은 "경제, 안보, 관세 등 여러 협상 주체가 협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정을 비공개한 것"이라며, "2주일 전부터 면담을 추진해, 일주일 전 확정됐다"고 오늘(26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시간 어젯밤 10시 20분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국에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는 돌발상황이 생겼고, 그로부터 한 시간 뒤 두 비서실장이 예정됐던 면담을 시작했는데, 공교롭게 이때가 정상회담 시작 두 시간 전이었습니다.
[강훈식/대통령 비서실장 :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메시지와 관련해서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말씀드렸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다시 보고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 소통 덕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 문제를 먼저 꺼내진 않았고, 언론의 질문에도 "오해였다"고 언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해였다고 확신합니다.]
두 비서실장의 핫라인 면담이 막판 돌발 변수 대응에 일정한 역할을 한 거란 평가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하 륭,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