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 위반·납세까지 본다…미, 시민권 '도덕성 심사' 대폭 확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미 이민국 앞에 줄 선 사람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퇴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시민권 심사에서도 강경한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CBS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은 시민권 심사 담당자들에게 신청자의 '양호한 도덕성' 여부를 판단할 때 추가적인 요소를 고려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시민권 취득 요건 가운데 도덕성 검증 항목이 대폭 강화돼 신청자의 교육 수준, 납세 현황뿐 아니라 상습적인 교통법규 위반 여부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현재 합법적인 영주권자는 영주권 취득 후 약 5년이 지나면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USCIS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매년 60만∼100만 명이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그동안은 영어 시험과 시민권 지식 평가 외에 도덕성 검증이 있었지만, 이민법상 범죄 행위나 자격 박탈 사유가 없으면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 지침은 '위법 행위 여부에만 초점을 맞춘 피상적인 검토를 넘어서는 평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광고 영역

이민국은 지역사회 참여, 가족 부양, 교육 수준, 안정적 직장, 체류 기간, 납세 여부 등을 긍정적 자질로 제시했습니다.

동시에 도덕성 결여 여부를 적극 검증하라며 "법적으로 합법이더라도 지역사회 책임에 어긋나는 행위"까지 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상습 교통법규 위반, 괴롭힘, 청탁 등이 포함됩니다.

또, 보호관찰 준수 여부, 미납 세금 납부, 자녀 양육비 지급 서류 등 불법 행위와 관련된 기록도 꼼꼼히 살펴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시작 직후부터 난민 입국 중단, 불법 체류자 단속과 추방 등 반(反) 이민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발하는 진영에서는 시민권 도덕성 검증이 강화되면 합법 이민자조차 신청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USCIS 고위 관리였던 더그 랜드는 "도덕성 정의에 극도로 무해한 행동까지 포함해 시민권 기각 사유를 늘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USCIS 수석 대변인 매튜 트래게서는 성명을 통해 "미국 시민권은 황금 기준"이라며 "세계 최고 인재에게만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