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지구
이스라엘과 미국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방안을 5개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N12 방송이 1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인도네시아, 남수단, 리비아, 우간다, 미승인국 소말릴란드 등과 이 사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 소말릴란드와 일부 진전이 이뤄지는 등 가자지구 이민자를 수용하는 데에 이전보다 더 개방적인 곳이 있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다만 N12는 "어떤 국가와도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라며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인구의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는 형제국으로 여기는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며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도 맺지 않았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이달 초 가자지구의 부상자 2천 명을 자국으로 데려와 치료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4월에는 가자지구 전쟁 난민을 임시 수용하겠다며 1차로 1천 명가량을 데려오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날 AP 통신도 동아프리카의 남수단이 이스라엘과 주민 이주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AP는 이스라엘이 수단, 소말리아, 소말릴란드 등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수용시키는 방안을 타진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미국 로비업체의 조 즐라빅은 이스라엘 대표단이 남수단을 찾아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시설을 건설할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는 것을 남수단 당국자들로부터 들었다고 AP에 전했습니다.
이집트 측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남수단과 접촉하는 것을 수개월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고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물밑에서 로비 활동 중이라고 AP에 말했습니다.
이집트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 주민들을 외부로 이주시킨 뒤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가자지구 구상'을 밝히며 이주 대상지로 이집트, 요르단 등을 지목했을 때부터 이런 계획에 반대해왔습니다.
AP는 재정난에 시달려온 남수단이 외교적, 경제적 이득을 고려해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남수단행을 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랜 기간 내전을 겪었던 남수단은 현재 부패와 기근으로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i24 방송 인터뷰에서 "전쟁법에 따르더라도 주민들이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한 뒤 그곳에 들어가 남은 적들과 온 힘을 다해 싸우는 것이 옳다"고 말했습니다.
또 시리아,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에서 벌어졌던 사례를 거론하며 가자지구 민간인의 이주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다른 나라들과 주민 수용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이날 샤렌 하스켈 이스라엘 외무차관이 남수단을 찾아 살바 키르 대통령을 비롯해 외무장관, 의회 의장 등을 잇달아 만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주 계획에 대한 관측이 더욱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에 남수단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남수단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의 재정착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논의 중이라는 최근 언론 보도를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주장에는 근거가 없으며, 남수단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정책이 반영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