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 공장들, 미 관세 압박에 근로자 임금·근무시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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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한 축구공 제조 공장

중국 제조 도시의 공장들이 미국발 관세 여파에 근로자의 임금과 근무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런 추세가 확산할 경우 중국의 디플레이션 심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활동하는 한 채용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 도시의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 16위안에서 최근 14위안까지 떨어졌습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와 함께 중국 4대 도시로 꼽히는 기술 혁신 도시 광둥성 선전에서조차 시간당 17위안에서 28위안짜리 공장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게시판을 뒤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고용 상황이 악화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올해 초 대중 관세를 30%까지 올린 것이 꼽힙니다.

그 여파로 중국 중소 제조업체들은 대미 수출을 줄이거나 중단했고, 다른 거래선을 찾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긴축 모드에 돌입한 것입니다.

실제 중국의 대미 수출은 올해 7월 전년 대비 21.7% 감소했지만, 유럽연합으로는 9.2%, 동남아시아로는 16.6%, 호주로는 1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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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감소한 임금은 중국 디플레이션 심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중국의 실업률은 약 5% 수준이지만, 공식 데이터로 추적되지 않는 불완전 고용이 늘어 근로자의 소득을 압박할 것"이라면서 "이는 미래에 대한 소비자 신뢰 하락과 지출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알리샤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근로자들은 실업자가 되지는 않지만, 무급 휴직을 받거나 더 적은 시간 일하게 될 것"이라면서 "통계상으로 근로자들은 무역 전쟁의 '패자'로 드러나진 않겠지만, 가격 경쟁의 망치질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버드 케니디 스쿨의 모사바르-라흐마니 기업·정부 센터 연구원은 "제조업의 임금이 압박을 받는다면 거시 경제도 디플레이션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섬유, 가구 및 단순 전자 제품과 같은 중국의 저숙련 제조 분야에서 확연히 증가하는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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