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옆 'V0'라 불린 '무소불위' 김건희…특검 칼날 못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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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어제(12일) 구속됐습니다.

지난 정권 내내 각종 구설에 오르면서도 사실상 권력의 정점에서 수사망을 피해 온 김 여사는 남편의 대통령직 파면 이후 결국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된 전직 영부인'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영부인 이전에 문화예술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대표로 언론에 소개됐습니다.

마크 로스코, 르코르뷔지에 등 현대 미술 거장 작품전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 여사는 2012년 3월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이던 윤 전 대통령과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그가 '윤석열의 부인'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건 2019년 7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오르면서입니다.

잘 나가는 특수통 검사였던 윤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정권인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수사로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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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서 팀장을 맡았습니다.

정기 인사에서 여주지청장으로 영전 발령이 났지만 계속 팀장을 맡으면서 수사를 밀어붙였고, 수사가 정권에 부담을 주게 된 상황에서 직무 배제됐습니다.

이후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대중에 각인됐습니다.

이어 고검 검사로 발령돼 한직으로 밀려났다가 정권 교체로 문재인 정부에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데 이어 검찰총장까지 직행했습니다.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입니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 여사가 기획한 전시회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이때 처음 일었습니다.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윤 전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이끌었습니다.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이 첨예해지는 사이 김 여사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고발당하기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도 고조됐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대학·기업에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 이력이 기재됐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2021년 12월 26일 대국민 사과까지 했습니다.

김 여사는 당시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하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지난 4월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으로 물러나기까지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습니다.

불필요한 민간인 접촉에 항상 주목받는 자리인 영부인으로서 윤리적 감각이 실종된 듯한 행동으로 논란을 자초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정·관가에선 김 여사가 대통령을 뜻하는 '브이 원'(V1)보다 위를 의미하는 '브이 제로(V0)'라는 은어로 회자하기도 했습니다.

김 여사는 취임 직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코바나컨텐츠 직원들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첫 해외 순방 당시 민간인을 수행직원으로 동행시켜 '비선 논란'이 일었습니다.

급기야 2023년 11월에는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결국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지만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배우자에게는 수사망이 성기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검찰이 지난해 7월 김 여사를 서초동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비공개 조사하고 하루 뒤 이를 공개하자 '황제 출장조사'란 비판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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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지난해 10월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의혹이 확산하는 사이 김 여사를 정면으로 겨냥한 '김건희 특검법'도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세 차례 거부권 행사로 제대로 수사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통과한 특검법에 따라 김건희특검이 지명되면서 이번에는 수사기관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6일 역대 대통령 부인으로는 처음으로 공개 소환돼 조사받았습니다.

법원의 구속영장까지 발부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김 여사의 구속은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부부 사면 발표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2019년 8월 조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여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조 전 대표와 아내 정경심 전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을 향한 전방위 수사를 이끌었고, 이후 정 전 교수는 징역 4년, 조 전 대표는 징역 2년이 각각 확정돼 교정시설에 갇히는 영어의 몸이 됐습니다.

조 전 대표 부부 수사를 발판으로 국민적 주목을 받으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이고 대권까지 거머쥔 윤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 여사가 이제는 조 전 대표 부부와 정반대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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