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한국 저성장 국면 진입…옛 중동 건설처럼 기회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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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12일 연합뉴스 등과 인터뷰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오늘(12일)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면서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기본소득'은 중요한 개념이지만 국제적 시각에서 한국은 아직 AI 선도 국가는 아니라고 봤고, 부동산 가격은 향후 인구 감소에 따라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로빈슨 교수는 오늘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 총회'에 참석해 연합뉴스 등과 인터뷰를 하고 "한국이 이제 경제적으로 발전했고 선도적인 국가 역할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빈슨 교수는 다론 아제모을루·사이먼 존슨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함께 사회적 제도가 국가 번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공로로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그는 특히 '포용적 제도'를 구축한 나라에서 경제 성장과 국가 번영이 이뤄진다고 봅니다.

반대로 소수 집단에 부와 권력이 집중된 '착취적 제도'라는 개념도 제시했습니다.

로빈슨 교수는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사회 양극화 문제를 두고는 "인구가 줄어들면 부동산 가격도 자연스럽게 하락할 것"이라며 "한국은 1960∼1970년대 교육에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와 비교해 불평등이 적은 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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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나 법인세 인상 등 움직임에는 "한국 경제는 민간이 혁신을 주도하고 기술적 변화를 빠르게 좇아 혁신을 이뤄냈다"며 "법인세율의 적정 수준은 답할 순 없지만 정부는 분배 기능도 있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기업과 사회를 이끌 책임과 의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AI가 발전하면서 노동력이 대체됨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장해왔던 '기본소득'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이 대통령이 얘기한 기본소득 개념은 중요하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세계적으로 한국을 봤을 때 AI 선도국가라고 보는 나라가 적다"며 "한국이 AI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느냐에 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을 추진하면서 AI와 로봇 발전에 인센티브나 AI 혁신을 저해하는 영향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AI 발전 수준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AI로 인한 기본소득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는 이르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다만 그는 1973년 석유파동 당시 석유가 나지 않는 한국이 석유가 있는 중동에서 건설사업에 나섰던 발상을 언급하며 "지금도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미국이 세계 질서에서 빠지면서 중국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지에 로빈슨 교수는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 이유로는 중국의 정치적인 시스템이 아직 '착취적 제도'인 점을 꼽았습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한국의 정치적 안정성에는 "시민들이 나와 민주주의를 자기 손으로 지켰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한국은 아직 포용적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빈슨 교수는 오늘 PECC 총회에서도 한국을 포용적 제도의 '모범 사례'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포용적 제도가 국가 혁신과 번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K팝·K뷰티 등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언급했습니다.

로빈슨 교수는 또 AI 발전으로 인한 혜택의 배분을 강조하면서 "노동자를 대체한 로봇이 생성하는 매출과 이익은 누가 가져가는지를 두고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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