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사태' 사기혐의 권도형 미 법정서 유죄 인정할 듯…12일 출석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권도형

스테이블코인 '테라USD' 발행과 관련한 사기 등 혐의로 미국에서 형사재판을 받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가 입장을 바꿔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11일(현지시간) 권 씨 재판 관련 결정문에서 권 씨가 유무죄 답변을 변경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12일 오전 법정에서 긴급 협의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앞서 지난 2023년 3월 권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권 씨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긴 바 있습니다.

이어 검찰은 작년 말 몬테네그로로부터 권 씨의 신병을 인도받은 뒤 자금세탁 공모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이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권 씨는 최대 130년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권 씨는 지난 1월 초 판사가 유죄 여부를 묻는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해 자신이 받는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권 씨가 '플리 바겐' 합의 조건을 받아들여 유죄를 인정하고 판사가 이를 승인할 경우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유무죄 심리 절차가 종료되며 곧바로 형량 선고 절차로 넘어가게 됩니다.

광고 영역

권 씨 사건 본 재판은 이례적으로 긴 재판 전 절차를 거친 뒤 내년 2월에야 개시될 예정이었습니다.

검찰은 지난 1월 첫 재판 전 협의에서 방대한 증거자료와 암호화된 데이터 해독, 권 씨 등이 작성한 한국어 통신자료 번역 필요성 등을 들어 증거공개 요구절차까지 충분한 일정을 달라고 요청했고 판사가 이를 수용한 바 있습니다.

가상화폐 업계 안팎에선 친 가상화폐 정책을 펼치는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으로 권 씨 형사재판도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권 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가상화폐 업계를 향한 규제기관들의 태도는 이미 친화적으로 돌변한 상태입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가상화폐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가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오랜 기간 법적 분쟁을 벌여오다가 최근 입장을 바꿔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앞서 미 의회가 지난달 스테이블 코인의 규제 틀을 마련하는 '지니어스법'을 통과시킨 것도 권 씨 측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지난 6월 재판 전 협의에서 당시 의회 계류 중이던 지니어스법이 권 씨 재판에 영향을 미치냐고 보는지 피고인 측에 질의했고, 권 씨 측 변호사는 "당연히 영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제이 클레이턴 전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이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으로 취임하면서 검찰 지휘부도 트럼프 행정부 인사로 교체됐습니다.

지난 5월엔 권 씨 사건 수사에 참여하고 이후 공소 유지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연방검사 1명이 검찰을 떠나 로펌에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권 씨가 내년 이후에야 결론이 나오는 정식 재판 절차를 포기하고 갑자기 유죄 인정으로 입장을 바꿈에 따라 권 씨가 사면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