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시티 점령 승인…완전 장악 위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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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권이 가자지구의 완전한 재점령을 위한 첫 단계에 돌입합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현지시간 8일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티를 장악할 계획을 승인했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회의가 끝난 뒤 엑스를 통해 "정치-안보 내각이 하마스 격퇴를 위한 총리의 제안을 승인했다"며 "이스라엘군(IDF)은 전투 지역 밖의 민간인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가자시티를 점령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총리실은 "장관 대다수가 다른 방안으로는 하마스의 격퇴나 인질들의 귀환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안보 내각은 이날 회의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기 위한 5대 원칙을 과반의 찬성과 함께 채택했습니다.

이들 원칙은 ▲ 하마스의 무장해제 ▲ 모든 인질(생존자와 사망자 모두)의 귀환 ▲ 가자지구의 비무장화 ▲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통제 ▲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아닌 대안 민간 정부 수립입니다.

이 계획의 세부 사항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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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악시오스의 기자 바락 라비드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현재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국한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라비드가 전한 소식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오는 10월 7일까지 가자시티의 모든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중부 대피소와 다른 지역으로 모두 대피시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가자시티에 남아 있는 하마스에 대한 포위 작전과 지상 공격을 동시에 감행할 계획입니다.

라비드는 이스라엘군의 최종 작전 승인 권한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의 이번 결정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전체를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직후 나온 것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미국의 보수매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전체 가자지구를 장악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할 의향"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네타냐후는 "하마스의 끔찍한 공포로부터 우리를 해방하고, 가자 주민을 해방하길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주민을 가자지구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긴 뒤 구호품 분배 인프라, 새 생활공간, 의료 서비스를 구축하려고 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네타냐후 정권의 가자지구 완전 점령 계획을 놓고 이스라엘 안팎에서 거센 저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 수뇌부는 아직 하마스에 잡혀 있는 인질의 사망 위험과 장기 군사작전으로 인한 이스라엘 병력의 피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간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는 가자 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데다가 병력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지상전 확대를 꺼려왔습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예비군의 체력 저하와 팔레스타인 주민 통제에 대한 부담을 들어 계획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안보 내각이 가자지구 전체가 아니라 가자시티에 국한한 점령 계획을 승인한 데에도 그런 내홍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스라엘 외부에서는 가자지구 점령 계획을 두고 그렇지 않아도 '생지옥'으로 불리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여건이 더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제사회의 약속인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향한 노력을 저해하는 도발이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테레사 리베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구상에 대해 "용납 불가능한 새로운 도발"이라고 규탄했습니다.

EU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서로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스라엘의 봉쇄에 따른 가자자구 민간인들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자 그간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유럽 국가들마저 돌아서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할 의향을 밝히며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완전 점령 계획은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국제적으로도 큰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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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아랍·이스라엘 전쟁에서 승리해 가자지구와 동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했습니다.

2005년 가자지구에서 정착촌과 군대를 철수시켰다가 이듬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집권하자 분리 장벽을 세워 자국 안보를 강화했습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침투 기습에 자국민 1천200명 정도가 숨지고 250명 정도가 인질로 잡히자 가자지구에서 보복, 인질 구출을 위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바이든 미국 전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전후 가자지구 재점령을 반대했지만 트럼프 현 행정부는 이를 용인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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