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시아 국가 출신으로는 최초로,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의 예술감독이 된 지휘자, 정명훈이 이번에는 중국 오케스트라와 함께 유럽 무대로 향합니다. 이렇게 순수 예술 분야에서는 한중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도, 대중문화 영역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 이유가 뭔지, 베이징 권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잔잔한 물결부터, 고요한 땅의 기운까지, 동양 철학의 오행을 서양 관현악으로 해석한 중국 작곡가 천치강의 작품이 지휘자 정명훈의 손길에 강한 생명력을 얻습니다.
정명훈은 리허설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단원들을 이끌었습니다.
[정명훈/지휘자 : 여유! 기억하죠? 여러분이 점점 더 여유를 가지고 있어요!]
세계적인 라 스칼라 극장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정명훈이 중국을 대표하는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와의 다음 달 유럽 투어를 앞두고 베이징 무대에 섰습니다.
단원들도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웨이나/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 단원 : 정말 감동입니다! 정명훈은 음악을 섬세하게 설명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써야 하는지 알려줘요.]
정명훈은 지난 2014년부터 10년 넘게 이곳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며 한중 클래식 음악 교류의 교두보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정명훈/지휘자 : (오케스트라 내) 한국, 일본, 중국 단원들이 얼마나 조화롭게 연주하는지, 인간으로서 어울리는지를 보면 음악의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소프라노 조수미도 8년 만에 중국 공연을 열었고, 중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콩쿠르를 진행했습니다.
올 들어 한중 국립, 사립 미술관 교류전이 잇따라 열리는 등 중국과의 순수 예술 분야 교류가 부쩍 활발해졌습니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 케이팝 공연 등 대중문화는 사드 배치로 촉발된 이른바 한한령의 벽을 뚫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자국 문화 산업 보호 기조가 견고한 만큼, 과거와 같은 전면 개방보다는 선별적 수입·유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