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기소' 수원지검장 사의…수원고검장 "탁상공론 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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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철 수원지검장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수사를 지휘했던 김유철(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검장은 오늘(25일) 검찰 내부망에 "험난한 현실을 마주한 여러분과 함께 가지 못하는 미안함, 그래도 검찰이 올바른 역할을 찾으리라는 믿음을 전한다"고 사직 인사 글을 올렸습니다.

김 지검장은 "26년간 자긍심의 원천이었던 든든한 동지, 검찰가족 여러분께 이만 물러난다는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며 "그간 분에 넘치도록 베풀어주신 응원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 빚은 두고두고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니 자랑할 성과나 내세울 족적이 없다"며 "혹시라도 그 비슷한 것이 있다면 힘을 보태고 믿어준 검찰 가족 덕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지검장은 작년 5월 수원지검장으로 부임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으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습니다.

김 지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 공안통으로,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공안기획과를 거쳐 울산지검 공안부장, 대검찰청 공안 2·3과장을 지내고 검사장급으로 승진해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역임했습니다.

한동훈 전 법무장관의 고교 선배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했습니다.

권순정(29기) 수원고검장도 오늘 내부망 글을 통해 사직 인사와 함께 정부의 검찰 개혁 추진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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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고검장은 "정작 법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소외될 수 있는 탁상공론형 개악(改惡)이나, 개혁이란 외피만 두른 채 국가의 부패 대응 기능을 무력화하는 선동적 조치에 대해 현장의 실상과 문제점을 분명히 전달하는 것도 공직자의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선공후사, 책임감, 헌신, 사명감, 투철한 국가관 같은 검찰 DNA와 내리사랑 문화, 금품이 오가지 않는 인사(人事) 등 건강한 조직문화는 어느 기관도 단기간에 축적하기 어려운 대한민국의 자산"이라며 "기능과 조직을 이리 떼어 저리 붙이는 탁상공론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권 고검장은 "인사·예산·제도를 무기로 한 비상식적인 위협이 존재하는 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과제는 영원히 달성하기 어려운 신기루 같은 목표일 수 있다"며 "다만 아무리 어려운 상황과 여건에서라도 맡겨진 직무를 완수하려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당부했습니다.

권 고검장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속 "진실은 가늘어지기는 해도 깨지지 않으며, 물 위에 기름이 뜨듯 늘 거짓말 위에 드러난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세르반테스의 희망적인 관점과 달리 범죄와 관련된 진실은 수사책임자의 고된 노력과 희생 없이 저절로 드러나는 법은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의 대폭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이번 기회에 우리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해 보고 문제점은 정확하고 과감하게 고쳐나가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평가받는 권 고검장은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법무과장에 이어 인사·예산을 다루는 핵심 보직인 검찰과장을 지냈습니다.

윤 전 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거쳤고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 이어 요직인 검찰국장을 역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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