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을 중심으로 하는 여당이 과반을 얻지 못하며 참패했습니다. 반면 '일본인 우선주의'를 내세운 신생 우익 정당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바뀐 일본의 정치 판도가 우리와의 관계에도 영향이 있을지, 도쿄 문준모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이시바 일본 총리는 참의원 선거 후 첫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시바/일본 총리 : 뼈아픈 일입니다. 자민당 총재로서 진심으로 깊이 사죄드립니다.]
의석 절반을 다시 뽑는 이번 선거는 출범 열 달을 맞은 이시바 내각의 중간 평가였습니다.
과반을 목표로 삼았지만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연립 여당은 모두 47석을 확보해 78석을 얻은 야당에 크게 뒤졌고, 전체 의석으로도 122석에 그쳐 절반이 안 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 이어 참의원까지 과반 확보에 실패한 건데, 자민당이 양원 모두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건 1955년 창당 후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할 일이 많다며 총리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시바/일본 총리 : 미일 관세, 고물가 등 남아 있는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 (연임)하는 건 아닙니다.]
고전한 자민당과 달리 신생 우익 정당은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1, 2, 3(참)정당.]
2020년 창당해 '일본인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세를 불린 참정당은 3년 전 1석에서 이번엔 14석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가미야/참정당 대표 : '일본인 퍼스트'(참정당 슬로건)는 일본을 재건하고 싶습니다. 글로벌리즘에 뒤지지 않는 독립자존 하는 일본을 만들고 싶습니다.]
일본 정치 판도의 변화로 한일 관계 역시 영향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시바 총리가 총리직을 유지한다고 해도 국정 동력이 떨어진 데다 우경화된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대외 관계는 당분간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나 올해 일본 주최로 열릴 예정이던 한중일 정상회의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박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