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며칠째 계속된 비로 피해가 큰 충청 지역에서는 삶의 터전이 물바다로 바뀐 곳이 많습니다. 논밭이 흙탕물에 뒤덮였고, 제철을 맞은 과일들도 물에 잠겼습니다.
현장을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넓은 농경지가 물바다가 됐습니다.
축사를 빠져나온 소들은 흙탕물 속에서 갈 곳을 잃고 두리번거립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농경지를 살피러 나온 농민은 쉽게 빠지지 않는 빗물이 야속합니다.
침수가 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농로에는 이처럼 흙탕물이 뒤덮고 있어서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번 폭우로 한우농장에서 키우던 소 23마리 가운데 3마리를 잃었습니다.
그래도 살아남은 소들을 보며 농민은 희망을 붙잡습니다.
[안종영/한우농장 : 물이 급작스럽게 막 밀려닥치니까 어찌할 길이 없더라고요, 나는 다 죽는 줄 알았어요.]
마을을 삼킨 물이 빠지면서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세간살이가 진흙을 뒤집어쓴 채 망가져 복구가 막막합니다.
불어난 빗물에 하천 둑이 넘치고 터지면서 고립됐던 이곳 2개 마을 주민 42명은 비가 그치면서 구조됐습니다.
근처 비닐하우스 농장도 세찬 물살에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한창 자라던 채소들은 흙투성이가 돼 건질 게 하나도 없습니다.
빗물에 잠겼던 멜론 농장,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며칠 뒤면 모두 뽑아서 버려야 합니다.
제철을 맞은 수박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김정열/수박농장 주인 : 물에 닿는 순간 물을 바로 빨아 먹기 때문에 그냥 썩어 버려요.]
초복을 앞두고 곧 수확할 예정이었는데, 빗물에 잠겨 건질 게 하나도 없게 됐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쑥대밭이 된 충남에서는 수박과 멜론 농장 177ha가 피해를 입었고, 닭 60만 마리, 돼지와 소 256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