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체픈게티, 도핑 혐의로 일시 자격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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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핑 혐의로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체픈게티

사상 최초로 여자 마라톤 풀코스(42.195㎞) 2시간 10분 벽을 돌파한 루스 체픈게티(케냐·30세)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세계육상연맹 독립기구인 선수윤리위원회(AIU)는 "올해 3월 14일 채취한 체픈게티의 소변 샘플에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HCTZ) 성분이 검출됐다"며 "HCTZ 양성 반응이 나온 선수의 일시자격정지 처분을 강제할 수 없다. 하지만, 체픈게티는 지난 4월에 자발적으로 일시자격정지 처분을 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4월 3일에 체픈게티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 성분이 검출됐다는 보고서가 AIU에 도착했습니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가 허용하는 HCTZ의 검출양은 20ng/㎖인데, 체픈게티의 샘플에서는 190배인 3,800ng/㎖가 검출됐습니다.

AIU는 "체픈게티와 4월 16일에 케냐에서 면담을 했고,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답을 들었다"며 "체픈게티는 4월 19일에 자발적으로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7월 18일에 AIU는 체픈게티에게 공식적으로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체픈게티는 지난해 10월 열린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9분 56초의 여자 마라톤 세계 기록을 세웠습니다.

2023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세운 종전 세계 기록 2시간 11분 53초를 2분 가까이 당기며, 마의 기록이라 불리던 2시간 10분 벽을 돌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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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 취재 기자는 "혹시 당신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들에게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체픈게티는 "그런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케냐 국회의원 여러 명이 성명을 내 "근거 없이 전문성이 없는 무례한 질문을 했다"고 해당 기자를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소변 샘플에서 금지 성분이 검출돼 체픈게티는 '공식적인 의심'을 받게 됐습니다.

HCTZ는 이뇨제로, 체액 저류와 고혈압 치료에 사용됩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HCTZ를 S5 등급 금지약물(이뇨제 및 은폐제)로 지정했습니다.

HCTZ는 체내의 다른 금지약물을 빠르게 몸 밖으로 배출할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AIU는 "WADA는 일반적으로 HCTZ 성분이 검출된 선수에게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다. 상황에 따라 징계 기간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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