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오른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실망했지만 아직 그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14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그는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는 끝난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에게 실망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망했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전쟁을 멈추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대화를 나누고 '좋아, 이제 거의 됐다' 싶으면 그(푸틴 대통령)가 키이우의 건물을 하나 날려버린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거의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털어놨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이뤄졌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이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소극적이던 기존 방침을 감안하면 중대한 전환으로 해석됐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어떤 무기를 지원할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 18기를 최대 사거리로 발사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 워싱턴포스트(WP)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에이태큼스 18기를 최대 사거리인 300㎞까지 사용할 수 있게 허가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그는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는 사정권이 아니지만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있는 군사 기지, 공군 기지, 보급 창고 등을 타격할 수 있다면서 에이태큼스 추가 지원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압박을 강화하는 이유로 ▲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껴서 ▲ 이란 공습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확인해서 ▲ 더 큰 위협을 가해야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나올 것으로 판단해서 등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BBC 인터뷰에서 과거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했던 나토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했습니다.
여전히 나토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나토는 이제 그 반대가 되어가고 있다. 동맹국이 각자 제 몫(방위비 분담금)을 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작은 나라들이 큰 나라에 맞서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1년 전 피살 위기 이후 달라진 점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일로 내가 달라졌는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그 일에 집착하다 보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유세 도중 겪은 총격 사건 1년을 계기로 성사됐습니다.
통화 시간은 약 20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