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채 상병 특검 수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의혹의 핵심인 이른바 'VIP 격노설'을 인정하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화낸 걸 본 적 없다던 김 전 차장이 말을 바꾸면서 'VIP 격노설'이 실제 회의 참석자 진술로 처음 확인된 겁니다.
이어서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1일) 채 상병 특검에 소환된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은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김태효/전 국가안보실 1차장 (어제) : (격노는 정말 없었습니까?) …….]
그런데 김 전 차장이 특검 조사에서 이른바 VIP 격노설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전 차장은 특검에서 "지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안보실 회의가 끝날 때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으로부터 한 장짜리 문건을 보고받고 언성을 높여 화를 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당시 회의 참석자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냈다는 진술을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VIP' 격노설는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화를 낸 이후 전방위적 수사 외압이 가해졌다는 의혹입니다.
김 전 차장은 다만 회의 뒤 회의실에서 먼저 나와, 윤 전 대통령이 통화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회의 직후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대통령실 내선 번호인 '02-800-7070'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수사기록 이첩 중단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 전 차장은 그동안 격노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습니다.
[김태효/전 국가안보실 1차장 (지난해 7월 1일) : (윤 전 대통령이) 저희 앞에서 화를 내신 적은 없습니다. 그 주제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 전 차장이 특검에서 격노설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놓은 만큼 윤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