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디아 추락 원인은 연료 스위치 차단"…예비 조사 보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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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 공항 인근 주택가에 추락한 에어인디아 171편의 잔해

한 달 전에 추락해 260명의 사망자를 낳은 에어인디아 소속 보잉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는 이륙 직후 엔진 연료 스위치가 차단돼 엔진이 거의 꺼진 상태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도항공사고조사국(AAIB)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한 지 약 3분 뒤에 1·2번 엔진의 연료 공급 스위치 2개가 '작동' 위치에서 '차단' 위치로 전환됐습니다.

그 결과 두 엔진으로 연료 유입이 중단됐고 엔진 출력이 감소해서 여객기의 고도가 급속히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조종사 한 명이 이를 알아채고 다른 조종사에게 '왜 연료를 차단했느냐'고 물었고, 다른 조종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대답하는 대화 소리가 조종실 음성 녹음에 담겼습니다.

이 중 누가 기장이고 부기장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조종사들은 연료 스위치 2개가 꺼진 지 약 10여초 만에 다시 스위치를 켜서 두 엔진을 재점화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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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번 엔진만 살아나기 시작했고 2번 엔진은 충분한 출력을 다시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한 조종사가 긴급 비상 신호인 '메이데이'를 보냈고 여객기는 몇 초 뒤에 추락했습니다.

연료 스위치가 꺼진 시점에서 '메이데이' 신호 전송까지 걸린 시간은 약 33초에 불과했습니다.

연료 스위치를 끄면 거의 즉시 엔진이 꺼지기 때문에 비행 중 이 스위치를 끄는 것은 엔진 화재 같은 비상 상황 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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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인디아 추락 사고 현장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항공안전 전문가 존 낸스는 로이터에 "제정신인 조종사라면 비행 중에 이 스위치를 절대 끄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항공기가 이륙해 막 상승하는 시점에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항공우주 엔지니어이자 전투기 조종사는 조종사들이 연료 스위치를 다시 켜는 데 10여 초씩 걸린 것은 "정말 이상하다"면서 "나는 스위치를 다시 켜기 위해 10초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즉시 그것들을 켤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습니다.

연료 스위치가 꺼진 이유, 누가 스위치를 조작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추락 여객기의 기장은 비행 경력이 1만 5천여 시간에 이르는 베테랑으로 에어인디아 교관도 맡고 있고, 부기장은 3천400시간의 조종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조사관들은 또 여객기 제작사인 보잉이나 엔진 제작사인 GE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할 증거는 현재까지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AAIB는 추가 조사를 거쳐 1년 안에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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