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의 정치쇼

[정치쇼] "'서울대 10개 만들기? 그보다 중요한 건…" 경제학자의 도발적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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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특집 리부트2025⑨ 김현철 연세대·홍콩과기대 교수]

- 대학교육 고사 중…자율성 훼손되고 개혁은 부재

- 서울대 10개 만들기? 대의명제에는 동의하지만

- 돈 투자만으론 안 돼…인재 유치 계획이 안 보여

- 종합대학 키우기 보단 단과대 특성화 전략 어떤가

- 사립대 역차별? 사립대 내 공립 단과대 설치도 가능

- 지방대에 더해 민간기업 유치 병행해야 지방 산다

- '프랑스 모델'? 서열화 완전히 깨면 혁신 사라져

- 대입·사교육 문제, 결국 노동시장 개혁이 핵심

- 노동시장 양극화 해결해야…유연화·안정화 필요

- 사교육비 부담에 출산 줄어…사교육세 어떨까?

- 교육 리부트? 힘있는 정권 초 '빅 푸쉬' 필요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5년 7월 11일(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 겸 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

[계엄과 탄핵을 지나 다시 활짝 피어날 대한민국. 김태현의 정치쇼 특별 기획 리부트2025]

▷김태현 : 김태현의 정치쇼가 준비한 리부트2025 오늘의 주제는 대학이 살아남는 법입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을 추진하고 있죠. 지방 국립대를 서울대 급으로 육성해서 균형 발전과 교육 개혁을 이루겠다는 목표인데요. 과연 제2의 서울대, 제3의 서울대가 나올 수 있을지 이분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이자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현철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이력이 아주 독특하시다 못해서 굉장히 특이하신 건데. 왜냐하면 의사를 하다가 경제학자가 되신 거잖아요?

▶김현철 : 의사를 포기한 건 아니고 의사이기도 하니까요. 의사이자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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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 하루는 의사 하시고 하루는 경제학자 하시고 이런 거예요?

▶김현철 : 그렇지는 않고요. 환자를 이제는 보지 않고 의료 정책을 주로 하는데요. 그래도 저 같은 사람이 전 세계로 따지면 그래도 한 20~30명은 있습니다.

▷김태현 : 20~30명은 있습니다는 굉장히 레어템이신 건데 어떻게 의사 하시다가 경제학자가 되실 생각을 하신 거예요?

▶김현철 : 제가 의과대학 학생 졸업반이고 그럴 때 강남 세브란스에 있었었는데요, 그 당시에. 환자들이 이렇게 두 군으로 나뉘더라고요. 그 동네에 계신 분들이 오시는 분들이 있고 전원돼서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제가 유방암 클리닉의 실습 학생이었는데 전원돼서 오시는 분들은 항상 이렇게 늦게 말기로 오시고 강남에 계신 분들은 일찍일찍 발견하시고 그래서 당시에는 제가 굉장히 그게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경제학자가 되고 보니까 이게 건강 불평등의 대표적인, 그냥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었고요. 이게 너무 심적으로 슬프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런 것들을 극복해 볼 수 있을까 알아봤더니 다들 경제학 해라 그래서 그래요? 그러면서 시작했던 경제학 공부가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의사시면서 경제학자신데 교육에도 좀 관심이 많으시잖아요. 교육에는 왜 관심이...

▶김현철 : 왜 관심이 생겼냐고요?

▷김태현 : 교수니까?

▶김현철 : 사실은 그래서 제가 미국에서 박사를 받고 나서 미국 대학인 코넬대학교라는 대학의 교수가 됐어요. 그런데 거기에는 정말 전 세계에서 많은 친구들이 오는데 너무 다른 성상을 가진 친구들이 오게 되는 거죠.

▷김태현 : 그렇겠죠.

▶김현철 :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학생들, 한중인 학생들이 이렇게 좀 풀죽어 있고 제대로 말도 못하고. 그런데 또 시험은 이상하게 잘 보고. 도대체 이게 뭔가라고 시작해서 교육에 상당히 많이 관심을 갖게 됐고 사실 제 논문의 한 3분의 1 정도는 교육과 관련된 그런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오늘 저희가 대학 교육 얘기를 해 볼 건데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보는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현실은 좀 어떻습니까?

▶김현철 : 우리나라 대학 교육이요?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서서히 고사되고 있다고 제가 이렇게 딱 정의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외부적인 요인. 일단은 교육부의 통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태현 : 대학의 자율성이.

▶김현철 : 엄청나게 훼손되어 있다.

▷김태현 :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에 비해서는 좀...

▶김현철 : 많이 떨어지는데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가 등록금 의존도가 되게 높았는데 그거를 15년 동안 동결했잖아요. 그러면 그거로 먹고살아야 되는 대학인데 그거를 동결했으면 그러면 그거 이상으로 정부 지원이 들어와야 될 거잖아요. 그건 또 아니면서 등록금은 못 올렸고 이러면 이제 대학은 점점점점 고사되는데 대학 자체도 그 안에서 내부 변혁이 있고 뭔가 창조적인 일들을 새로 하고 그렇게 안 되면 돈벌이를 나서든지 무언가 대학도 상당한 개혁이 있었어야 되는데 그걸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우리나라 전체에 호봉제가 아직 유지되고 있는 조직은요. 공무원 조직, 공공 조직과 대학밖에 없습니다.

▷김태현 : 무조건 아무리 천재 조교수라도.

▶김현철 : 받을 수 있는 돈은 똑같은 거죠.

▷김태현 : 한계가 있고 정교수의 연봉을 넘지 못하는.

▶김현철 : 그런 거죠. 그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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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 그렇구나. 어쨌든 지금 교육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거. 이게 이제 이재명 정부가 교육 개혁을 위해서 꺼내든 게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 이게 핵심 내용은 지방의 국립대들. 부산의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강원대 이런 지방 국립대들을 서울대 수준으로 만들겠다, 이거인 거죠?

▶김현철 : 지금 현재 안은 지방에 있는 9개 대학, 거점 국립대학을 서울대 수준의 재정 투자를 하겠다. 거기까지입니다. 그런데 그게 아직 재원 마련도 정확하게 안 돼 있지만 어쨌든 그게 상징적인 목표인데요.

▷김태현 : 재정 투자를 서울대에 돈 쓰는 만큼 쓰겠다. 이런 고민을 하는 근본적인 배경은 어디 있는 거예요?

▶김현철 :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지방이 우리나라가 좀 고사되고 있고 인구도 줄어들고 있고 이러니까 지방을 좀 살리자 이게 첫 번째겠죠. 두 번째가 우리나라가 너무 서울대 일극체제화되어 있으니까 이렇게 대학이 굉장히 서열화 많이 된 것이 입시 과열의 원인이 아니겠냐는 인식에서 그런 서열 탈피 혹은 서울대 일극화 탈피를 하자. 이 두 가지가 큰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그 목표 자체는, 목표 설정은 맞다 이렇게 보세요?

▶김현철 : 뭐든지 이렇게 경쟁이 좀 잘돼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서울대 일극체제라서 서울대가 경쟁하는 대학이 사실은 별로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선순환의 경쟁을 돌고 지방을 살리는 대의 명제에는 동의하죠. 근데 이게 과연 그렇게 하면, 지금 나온 방안대로 하면 과연 그 결과를,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 퀘스천 마크를 달고 있죠. 그러니까 돈만 투자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그거는 굉장히 자명한 게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서울대 같은 그냥... 그러니까 서울대만큼 강의를 잘하는 그런 게 아니라 서울대만큼 연구력이 있는 연구 중심 대학 10개를 만들어야지 의미가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연구는 누가 하냐.

▷김태현 : 교수.

▶김현철 : 사람이 하잖아요. 사람이 돈을 받아서 하는 거라서 사람 플러스 돈인데 돈은 주겠다고 그러는데 사람을 끌어올 방법에 대해서 전혀 아직 내용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서울대 교수만큼 잘하는 사람을 어떻게 끌어오겠습니까? 결국은 굉장히 뛰어난 인재를 밖에서 모셔와야 되는데 그러려면 소위 말하는 교수 패키지. 연봉, 연구비 그다음에 정주여건 이런 것들이 같이 따라가서 돼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거의 유일한 방식은요. 기존 국립대학 모두를 그렇게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국립대학 한 두세 개만 정하고 그 안에서도 특정 단과대학을 새로 만들어서 이 단과대학은 기존의 시스템과는 완전히 별도로 운영한다, 이런 형태로 간다면 일부 가능할 수도 있겠다 정도 생각합니다.

▷김태현 : 현실적으로 목표를 좀 낮춰 잡아야 되는 그런 측면들이 있네요.

▶김현철 : 그런 겁니다.

▷김태현 : 그러니까 지방의 국립대, 종합대 다 키울 생각하지 말고 각 지역의 특성화 전략으로 이 지역에는 무슨 단과대, 무슨 단과대 하나씩 찍어가지고 그거라도 먼저 키우자 이런 말씀이신 거죠?

▶김현철 : 기존의 교수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모셔와야 되는 거죠. 근데 그것도 쉽지 않아요.

▷김태현 : 그 말씀을 좀 드리려고 그러는데 외국에서 데려와야 되면 연봉도 많이 줘야 되고 연구비도 줘야 되고 집도 해 줘야 되고 이런데 최근에 기사 보니까 서울대 교수마저 해외로 떠난다. 여기 서울대 스타급 교수들도 해외로 빠져나가는데 현실적으로 해외에 있는 좋은 교수들을 데려올 수 있어요? 그러면 이거 결국 돈 문제인데 이거 국가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재원 마련.

▶김현철 : 재원은 사실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지금 3조 원 얘기하잖아요. 우리나라 예산이 600조 좀 넘을 텐데 거기서 3조 원은 큰 포션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예산에 꼬리표가 달려 있기 때문에 3조 원이 쉬운 돈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있으면 3조 원 정도는 합니다.

▷김태현 : 그러면 하나 더. 돈을 마련했어요.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지방에 어느 국립대에서 단과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으로 여기를 키워보자. 홍콩에 가서 홍콩과기대에 있는 김 모 교수님도 모셔오고 미국 가서 노벨상 탄 경제학자도 모셔오고, 돈 왕창 주고. 만들었어요. 그러면 서울에 있는 우수한 학생들이 내려가야 되잖아요. 그래야지 클 거 아니에요.

▶김현철 :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예를 들면 지방 거점 국립대학에 그런 식으로 단과대학이 좋은 게 한두 개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게 서울대까지 될 거냐는 생각은 사실 좀 버려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어렵고 불가능한데 그런데요. 서울대 일극체제도 좀 극복할 필요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도 사실은 서울대 일극체제를 극복하려면요. 그 바로 밑에 있는 사립대학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포항공대, 카이스트 정도까지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와서 서로 경쟁해야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사실은 이번 조치가 저는 굉장히 유감스러운 게요. 이 중요한 우리 대학, 우리 교육의 중요한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 사립대학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김태현 : 그래서 나오는 얘기인데, 교수님. 아무래도 국가가 주도하는 거니까 예산 투입하고 하기는 국립대가 쉽잖아요. 그래서 국립대를 키운다 얘기 나오는데 그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서울에 있는 사립대는 차치하고서라도 지방에 있는 유명 사립대들이 소외될 수도 있다, 역차별 받는다 이런 얘기도 나오거든요.

▶김현철 : 맞습니다.

▷김태현 : 그건 어떻게 해결해야 돼요?

▶김현철 : 제가 좀 아이디어를 드리고 싶은 거는요. 코넬대학교, 미국의 코넬대학교 이걸 좀 벤치마킹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미국의 코넬대학교, 아이비리그 대학이고요. 제가 재직했던 대학인데 코넬대학에 16개 단과대학이 있어요. 근데 12개는 사립인데요. 4개는 국립입니다.

▷김태현 : 그럼 나랏돈 투입해 가지고.

▶김현철 :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뉴욕 주정부 돈으로 한 거고요. 그래서 아예 거기는 그러니까 코넬대학교 캠퍼스 안에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의 주인은 주정부예요.

▷김태현 : 희한하다.

▶김현철 : 그렇죠? 그러니까 저는 모델이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바로 아래에 있는 대학들에 국립 포션을 아예 만들자. 그래서 거기다가 돈 왕창 투자해 갖고 그 사립대학들 거기도 반쯤, 3분의 1쯤 국립대학으로 만들고 그래서 서울대랑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사실 현실적으로 서울대 일극체계를 깰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제안을 합니다.

▷김태현 : 사립대학들이 좋아할까요?

▶김현철 : 제가 우리 총장님한테도 말씀드렸고 좋아해요. 왜냐하면 그동안 사립대학이 정부 돈을 받는 거에서 굉장히 소외되어 왔는데 3분의 1 한다고 국가가 가서 막 이렇게 목줄을 쥐고 이러는 거는... 그러지 말아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재정을 투여하되 그 자율성은 그대로 유지시켜줘야죠.

▷김태현 : 알겠습니다. 김태현의 정치쇼 리부트2025. 오늘은 대학 교육에 관한 얘기들, 대학이 살아남는 법 홍콩과기대 김현철 교수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있고요. 이런 얘기들, 지방대를 살린다, 서울대 수준으로 높인다. 그래서 좋은 인재가 유치된다 그러면 사람도 많아지고 일자리도 많아지고 지방도 발전할 거다. 이 선순환을 생각하잖아요. 그 논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대학을 살리면 지방도 같이 살 것이다라는 거.

▶김현철 : 그게 되겠습니까?

▷김태현 : 안 돼요?

▶김현철 : 근데 한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나라가 공공기관 굉장히 많이 지방에 이전했죠. 그런데 공공기관 이전한 데서 비교적 성공한 데는 그나마 대도시와 붙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나마 이제 거기 민간 섹터가 같이 있었던 곳이죠. 그래서 사실은 대학 하나 살린다고 되는 거 아니고 민간이 같이 들어가야 되는데 그러면 9개의 도시에다가 그걸 다 할 수 있냐? 솔직히 그건 아닌 것 같고 전략적으로 두세 개 정도 정해서 대학과 민간 섹터까지 다 이렇게 해서 뭔가 지방을 그렇게 살려야지 하나만 한다고 살리는 거는 그건 뭐...

▷김태현 : 말씀 들어보니까 지방에 10개 살리기 이거보다 좀 현실성 있게 숫자를 줄이더라도 집중 투자하는 게 맞다 이런 취지로 저는 들리네요.

▶김현철 : 저는 지방대에 두세 개 그다음에 서울권의 사립대학에 두세 개 이렇게 정해서 하나는 지방 분권을 시키고 하나는 서울대 일극체제를 깨어가는 그런 형태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그리고 하나 더. 항상 교육 개혁 얘기할 때 나오는 게 대학 서열화 얘기하잖아요. 그러니까 대학 서열화가 없는 프랑스 얘기 많이 하던데 그러면 우리나라도 서울대 10개 만들어가지고 이름도 한국 1대, 한국 2대, 한국 3대 이렇게 하겠다는 구상도 있던데 이렇게 하면 대학 서열화를 해체할 수 있다고 보세요?

▶김현철 : 이름 바꾼다고 대학 서열화가 해체되면 너무 쉽죠. 근데 잘될까요? 잘 모르겠고 사실 중요한 거, 저는 대학을 평준화시키는 거는요. 저는 사실은 조금... 극단적인 서열화는 피해야 되지만 대학이 어느 정도 좋은 대학과 그 밑에 대학과 이렇게 뭉터기로 있는 거는 저는 필요하다고 보는 게요. 그러면서 나는 더 좋은 대학으로 올라가고 싶은 그런 대학은 또 스스로 자가발전을 열심히 하는 거고 건전한 경쟁이 있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프랑스처럼 완전히 서열화를 깨버리면요. 그래도 프랑스에 일부 대학은 좋은 대학이 있는데 이게 지금 우리 사회가 먹고살려면 엄청난 이노베이션을 만들어야 되는데요. 프랑스는 그런 이노베이션을 만들기에는 좀 불리한 구조입니다.

▷김태현 : 그 얘기들 많이 하죠.

▶김현철 : 그래서 결국은 세계적인 톱 100개 대학에 프랑스는 우리나라 수준보다도 못하고 좋은 대학은 다 미국 북미 쪽 시스템이나 아니면 영국 시스템에 있는 대학들이 다 좋잖아요. 그게 사실 다 이유가 있는 거고 그다음에 저는 이런 게 어떤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만드는 힘이라고 보는데 과연 우리가 프랑스 모델을 따라갈 것이냐고 생각했을 때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어찌 됐든 간에 전 세계가 다 그렇겠지만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특히 우리 자식 좋은 대학 보내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강하잖아요. 긍정적인 측면은 있으나 역시 부정적인 측면은 입시 경쟁이 너무 과열됐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거든요, 항상 나오는 얘기지만. 해법이 있을까요? 물으면서도 죄송해, 이거는.

▶김현철 :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교육 문제가 교육 문제로 풀리지 않는다는 거는 우리가 역사적인 경험으로 직감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죠? 입시제도 개편한다고 이게 되냐. 그런데 사실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 있을까 고민해 보면요. 저는 노동시장의 양극화 내지는 노동시장의 격차에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회가 임금이 이렇게 좀 어느 정도 평등한 수준, 그러니까 당연히 격차는 있지만 이렇게 완만한 곡선을 이루는 사회와 극단적으로 쫙 이렇게 올라가는 사회에서 누가 더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교육에 더 투자를 하겠냐 물어본다면.

▷김태현 : 차이 많은.

▶김현철 : 차이 많은 곳에서 많이 나는 거잖아요. 그리고 처음에 좋은 대학 가는 것이 내 인생을 너무 많이 결정하면 지금 좋은 대학 가려고 난리를 치는데 나중에 재기의 기회가 있고 이런 사회에서는 훨씬 덜할 거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 한 번 좋은 대학 갔을 때 좋은 기업으로 간 다음에 거기서 평생 잘리지 않고 오랫동안 쫙 간다. 약간 이런 사회 노동시장의 구조의 문제가 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태현 : 그러면 노동시장 개편이 먼저여야 꼭 명문대를 안 나와도 된다는 게 생길 거고 그래야 입시 경쟁도 줄어들고 그러면 당연히 사교육비도 절감되고 이런 논리라는 말씀이잖아요.

▶김현철 : 저는 거기가 핵심 축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김태현 : 노동시장. 그럼 노동시장이 어떻게 바뀌어야 될까요? 말씀하신 대로 최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임금 차이를 줄이는 이런 부분이.

▶김현철 : 그런 부분이 있을 거고요. 그게 좀 더 평등한 사회로 가는 건데요. 사실 그래서 지금은 의사만이 너무 독보적인 존재니까 의사들의 소득이 늘어나는 이유 중에서 굉장히 의사들이 잘해서 늘어나는 게 있고요. 제도의 실패로 늘어난 게 있습니다. 실손보험 같은 거요. 그런 부분은 좀 개혁해 줄 필요가 있고요. 산업 정책 잘 써서 2등, 3등 정책이 좀 같이 올라와줘야 되는 그런 부분이 있고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차가 지금 이노베이션 차이에 의해서 많이 벌어져 있는데 그것도 좀 올려줘야 될 것 같고요. 그다음에 저는요. 모두 다 정규직이 되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모두 다 비정규직이 되는 세상이 더 낫다고 보거든요.

▷김태현 : 이거는 굉장히 좀 역발상인데.

▶김현철 : 왜 그러냐 하면 그러니까 비정규직이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요. 어느 정도 해고가 자유롭고 대신에 해고됐을 때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일들이 있어야 된다. 이거를 이제 안정 유연화라고 해요. 이재명 대통령이 며칠 전에 얘기하셨어요. 덴마크 모델을 한번 찾아봐라. 덴마크, 우리가 생각할 때 되게 복지 국가잖아요. 거기는 해고가 자유로워요, 비교적. 그런데 잘려도 먹고살 만해요. 그렇게 사실 해고될 수 있어야지 그냥 서울대 나왔고 연대 나왔다고 맨 처음에 좋은 직장 갔는데 가서 일을 잘 못하면 그분들이 좀 비켜줘야지 좀 좋지 않은 대학 나왔는데 일 잘하는 친구들이 갈 수 있는 찬스가 생기는 거잖아요. 저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방향이 안정 유연화, 해고는 조금 더 자유롭게. 대신 해고된 사람들이 훨씬 더 지금보다 좀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가야 된다는 게, 저는 우리 사회가 그렇게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사교육비 절감할 해법 가지고 계세요, 혹시?

▶김현철 : 노동시장 개편 그거 중요하고요.

▷김태현 : 당장.

▶김현철 : 당장. 최근에요. 경제학 최고 저널에 대한민국 사례가 실렸어요. 왜 이렇게 애를 안 낳는가. 근데 거기에 지나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거기의 저자인 세종대의 김성은 교수랑 버지니아 대학의 염민철 교수가 뭘 제안했냐 하면요. 사교육 세금을 매기자.

▷김태현 : 사교육비에 세금. 그러면 한 달에 만약에 학원비 10만 원이면 부가세 10% 붙여서 11만 원 이런 식으로.

▶김현철 : 아니죠. 한 50% 붙이는 거죠. 그러니까 사교육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아무래도 좀 더 부유층일 거 아니겠어요. 근데 그렇게 붙으면 좀 사교육이 줄어들 거 아니에요, 어쩔 수 없이 가격 메커니즘으로. 그 돈으로 애를 낳을 수 있는 출산 장려금으로, 거기 그 재원을 거기서 마련하자 이렇게 제안했는데요.

▷김태현 : 교수님은 어떠세요, 그 의견?

▶김현철 : 중산층에서는 굉장히 괴롭고 힘들고 싫다고 그럴 거 아니에요? 저는 고려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요. 그렇게 해서라도 사교육을 좀... 그러니까 이거 하나만 하는 건 좀 이상하지만 결국은 출산 장려에다 돈 써야 되는데 그 재원 마련 또 어떻게 할 것이냐 했을 때 미국 경제학계가, 그러니까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가 그 논문을 받았던 이유는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고려해 보자는 그런 뜻입니다.

▷김태현 :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 왜냐하면.

▶김현철 : 학원 보내세요?

▷김태현 : 보내기는 보내는데 딴 게 아니라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상 사교육비에 세금이 붙으면 세금까지 부담이 있어 가지고 우리 애 학원 안 보내야지가 아니라 내 허리띠 더 졸라매서라도 보낼 부모님들이 많아서, 한국에는. 더 부담만 가지고 가는 게 아니냐.

▶김현철 : 궁극적인 거는 노동시장 개편이 그게 진짜 답이다.

▷김태현 : 그건 저도 들어보니까 솔깃한데요.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그러면 대학 서열화를 좀 낮추고 지방도 균형 있게 발전하게 하고 그리고 이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에서 우리 부모님들을 해방시켜주기 위해서 챙겨야 할 과제는 뭐가 있을까요? 너무 어렵네요.

▶김현철 : 한두 가지가 아니고요. 저는 빅푸시의 개념을 항상 말씀드리는데요. 경제학의 많은 연구들이요. 어떤 큰 사회 문제가 있을 때 한두 개 건드려서는 해결이 안 된다. 관련된 모든 축을 동시에 건드리는 작업을 해야 된다는데 이게 지금 우리 사회로 치면요.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되신 지금부터 이제 11개월 남았다. 빅푸시는 딱 11개월만 가능하다. 정권 초만 가능하죠.

▷김태현 : 그렇죠. 힘 빠지면 못 해요.

▶김현철 : 힘 빠지면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출산 문제도 그렇고 교육 문제도 그렇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금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리부트2025 오늘은요,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 겸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현철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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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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