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로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늘(9일) 결정됩니다.
법치주의와 사법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를 일으켜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내란 특검팀과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윤 전 대통령 측이 법정에서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출석해 피의자석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예정입니다.
심사를 마친 뒤엔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리며 '불면의 밤'을 보내게 됩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늘 오후 2시 15분부터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립니다.
특검팀 측에선 윤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참여했던 박억수·장우성 특검보와 조재철·김정국 부장검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김홍일·배보윤·송진호·채명성·김계리·유정화 변호사 등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전 대통령도 오늘 직접 법정에 출석하기로 했습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에 크게 5가지 범죄사실을 적시하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국무회의에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하고 단 2분간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통보한 뒤 회의를 종료해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가 대표적입니다.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인 비상계엄 선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를 통해 이뤄진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사후 선포문을 허위로 작성하고, 대통령기록물인 해당 서류를 문서 세단기에 넣어 파쇄한 혐의도 있습니다.
홍보수석실 외신 대변인에게 "헌정질서 파괴의 뜻은 추호도 없었다" 등의 허위 PG(프레스가이던스·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입장)를 작성해 CNN 등 외신에 전파하도록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올해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시그널' 애플리케이션으로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집행을 막으라고 지시한 혐의, 내란 공범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등 3명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수사기관이 볼 수 없도록 조치하라며 김 전 차장에게 직권 남용을 교사한 혐의도 받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런 혐의가 전혀 성립되지 않는데도 특검팀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는 입장입니다.
긴급성을 고려해 일찍 도착할 수 있는 국무위원에게 연락을 취했을 뿐이며, 사후 선포문 작성을 지시한 바 없다는 것입니다.
PG 역시 대통령 입장을 작성하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발부받은 체포영장 자체가 위법하므로 이를 저지한 것은 특수공무집행방해가 될 수 없고, 체포 저지를 지시한 사실 자체도 없다고도 주장합니다.
비화폰 기록 삭제 혐의와 관련해선 직무에 배제된 사람이 비화폰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법령에 따라 정당한 조처를 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이며 실제로 삭제가 이뤄지지 않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심문 시간도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나면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리게 됩니다.
결과는 이르면 오늘 밤늦게 또는 내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된다면 지난 3월 8일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뒤 4개월 만에 다시 '영어의 몸'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