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톤 사체 줄줄이…"무더기는 처음" 영덕서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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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동해안에서 무게가 200kg에 육박하는 대형 참다랑어가 1천 마리 넘게 잡혔습니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전에는 잘 볼 수 없던 참다랑어가 많이 몰린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잡은 걸 팔 수가 없고, 모두 버려야만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TBC 박철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덕 강구항 부두에 커다란 물고기가 줄줄이 널렸습니다.

과거 태평양 먼바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참다랑어, 즉 참치 사체들입니다.

마리당 무게가 200kg에 육박하고 몸길이 2미터를 넘는 것도 수두룩합니다.

지난밤 사이 영덕과 포항 앞바다에서 정치망 어선 12척의 그물에 걸린 130t 물량이 한꺼번에 두 지역 위판장으로 넘어온 겁니다.

하루 만에 잡힌 숫자가 1천1백 마리를 넘습니다.

동해 바다에서 대형 참다랑어가 이처럼 무더기 포획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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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준/어선 기관장 : 이렇게 (대량으로) 들어온 거는. 이만큼 큰 거는 강구 (해역)에 나오지도 않았어요.]

이 같은 변화는 결국 해수 온도 상승 때문입니다.

특히 참다랑어가 좋아하는 먹이인 고등어와 정어리 같은 어종이 최근 경북 동해안으로 몰리면서 이번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잡힌 참다랑어 모두 폐기가 결정됐습니다.

잡을 수 있는 이른바 쿼터 물량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다랑어는 수산 관련 국제기구의 규제를 받는 어종으로, 나라별로 잡을 수 있는 최대 물량이 정해져 있는데 올해 우리나라에 배정된 쿼터는 1,219t, 이 가운데 영덕과 포항은 총 53t에 불과합니다.

최근 참다랑어가 자주 잡히다 보니 두 지역의 올해 남은 쿼터가 10t 정도뿐인데 하루 만에 130t이 잡혔으니 감당이 불가능한 겁니다.

전날 영덕에서는 정치망 어선에 잡힌 대형 참다랑어 70여 마리가 kg 당 최고 4천 원 선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기후 변화로 동해 어종이 급속히 바뀌는 가운데 어업 현실을 반영해 쿼터를 늘리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김명수 TBC)

TBC 박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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