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TV에 촬영된 급식에 물감을 넣은 장면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납중독 사건의 피해 원생이 200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 유치원에서 식용이 불가능한 미술용 물감을 반죽에 첨가한 사실을 밝혀내 원장을 포함한 관계자 8명을 구금했습니다.
8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간쑤성 톈수이시의 허스페이신유치원에서 혈중 납 농도의 비정상 판정을 받은 원생이 지난 7일 오후 10시 기준 총 22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구토나 어지럼증, 복통, 탈모, 과민반응, 흰머리, 치아 변색 등의 이상 증상을 보인 아동 20여 명이 먼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납중독 진단을 받은 데 이어 원생 251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피해 아동이 대폭 늘어난 것입니다.
18명은 정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톈수이시 연합조사팀은 유치원 원장과 주방 직원 등이 공모해 인터넷 쇼핑으로 물감을 구입해 희석한 뒤 급식에 사용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식품과 수돗물 등 200여 건에 대한 검사 결과 문제가 된 급식 메뉴는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식품들은 겉보기에도 색상이 지나치게 선명하고 화려했습니다.
두 식품의 납 함량은 각각 1천52㎎/㎏ 및 1천340㎎/㎏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국가식품안전규정 오염물 함량 기준 0.5㎎/㎏를 크게 초과했습니다.
당국은 유치원에 숨겨져 있던 물감을 찾아냈으며, 포장에 식용 불가 표기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원장을 포함한 8명의 관계자가 형사 구금된 상태입니다.
앞서 시안시중심병원에서 먼저 검사받은 다수의 원생 혈중 납 농도는 200∼500㎍/ℓ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 당국이 밝힌 어린이 기준 정상 혈중 납 농도는 100㎍/ℓ 이하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기준으로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봅니다.
한 학부모는 중국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유치원에 다니는 6세 딸이 흰머리가 나고, 치아에 검은 부분이 생겨 병원에 갔다"면서 "검사 결과 혈중 납 농도가 284.9㎍/ℓ인 납중독 상태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교사들은 항의하는 학부모들에게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두통과 메스꺼움 증상을 느꼈으나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은 피해 아동들에 대한 치료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 동영상·웨이보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