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압수한 전자담배형 신종마약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신종마약 에토미데이트를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 한 싱가포르인 국제마약조직 총책 등 일당 4명을 지난달 19일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와 공조로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오늘(8일) 발표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싱가포르인 총책 아이번(31) 등 일당은 말레이시아 등에서 에토미데이트를 코카인과 혼합해 액상형 전자담배에 주입하고, 이를 우리나라에 매달 2만 개(200만 명 동시 투약분)씩 밀반입·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습니다.
국정원과 현지 수사당국은 검거 과정에서 합성마약 카트리지 4천958개(9.42L)와 전자담배 포장용 종이박스 3천여 개를 압수했습니다.
이는 5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로 따지만 23억 원에 이릅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은 환각효과와 중독성을 극대화하고자 에토미데이트에 코카인을 추가했습니다.
에토미데이트는 지난 2023년 일명 '롤스로이스남(男)' 사건의 피의자가 투약한 것으로 알려진 성분입니다.
국내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신마취제로 분류됐으며, 현재까지는 마약류로 지정돼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불법으로 합성된 에토미데이트 신종마약은 성분과 함량이 불분명해 자칫 사망 등 인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앞서 유엔 마약범죄사무소는 지난 5월 인체에 치명적인 전자담배형 에토미데이트 합성마약이 동남아를 중심으로 확산 중이고, 케타민을 비롯한 다른 합성마약 성분이 혼합된 사례도 적발됐다며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국정원은 국제마약조직의 국내 진출 움직임을 추적하던 중 지난 2023년부터 한국을 자주 드나든 아이번을 유력한 용의자로 포착했습니다.
아이번은 서울 강남에 헤드헌팅 법인을 설립하는 등 사업가 행세를 하며 싱가포르 유학 경험이 있는 한국 학생들에게 접근해 에토미데이트를 '수사기관에 걸리지 않는 마약'으로 소개하며 국내 유통망 구축을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정원은 국내에 에토미데이트 전자담배가 유입되면 국민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 해외에서 선제 차단하기 위해 국제범죄 담당 요원을 마약 중간 경유지인 말레이시아로 급파했습니다.
현지 수사당국은 국정원이 제공한 핵심 정보를 토대로 총책 등 조직원 4명을 체포했다고 국정원은 전했습니다.
국정원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종마약을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던 국제 마약카르텔을 해외에서 선제적으로 무력화한 첫 사례"라고 자평했습니다.
(사진=국가정보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