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 반바지 금지 등 '복장 규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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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마에스트로 정명훈

한국인 마에스트로 정명훈을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택한 이탈리아 오페라의 자존심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이 극장의 품위를 위한 복장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라 스칼라 극장은 6일(현지시간) 웹사이트 공지를 통해 "극장은 관객이 극장의 품위에 맞는 의상을 선택해 극장과 다른 관객을 존중할 것을 요청한다"며 "민소매나 반바지, 슬리퍼를 착용한 관객은 극장 내부에 입장할 수 없고 티켓은 환불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라 스칼라 극장의 복장 규정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한동안 느슨하게 적용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환불 불가 조항이 추가하면서 규정 준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

민소매 상의를 금지하긴 했지만 소매 없는 블라우스나 드레스는 허용됩니다.

슬리퍼 금지 규정에도 기모노와 함께 신는 일본의 전통 신발(게타, 조리 등)은 예외를 뒀습니다.

이번 복장 규정 강화는 이전의 총감독인 프랑스인 도미니크 마이어가 '관용'을 주장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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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어는 젊은 시절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극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자신의 '노동자 복장' 때문에 주변 관객들에게 질책받았던 적이 있다고 과거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훗날 파리 오페라 극장의 총감독이 됐고, 이어 라 스칼라 극장의 총감독까지 역임했습니다.

이 경험 때문인지 그는 올해 2월까지 라 스칼라 극장의 총감독으로 재직하면서 관객 복장에 대해 상당히 관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번에 태도를 바꾼 극장 측은 복장규정 외에도 외부음식·음료 반입 금지, 공연 중 사진·비디오 촬영 금지 규정도 이전보다 강화할 예정이라고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전했습니다.

최근 라 스칼라 극장에서는 한 관객이 극장 박스석 난간에 올려둔 휴대전화가 아래층 객석으로 떨어져 관객이 맞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극장 측은 관객들에게 휴대전화를 난간에 놓지 않도록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 라 스칼라 극장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정명훈은 리카르도 샤이의 후임으로 2027년 정식으로 취임합니다.

아시아인 지휘자가 음악감독에 선임된 것은 이 극장 247년 역사상 처음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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