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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이 극찬한 작곡가 이하느리의 소리 실험…'준비된 피아노'를 좋아하는 이유 [스프]

[더 골라듣는 뉴스룸] 작곡가 이하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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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작곡가 중 한 명'이라고 극찬한 19살 작곡가 이하느리를 만나봅니다. 이하느리는 '소리'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작곡가인데요, '프리페어드(Prepared: 준비된)' 피아노가 연주되는 곡을 많이 씁니다. '프리페어드 피아노'란 과연 어떤 피아노를 말하는 걸까요? 이하느리는 왜 프리페어드 피아노를 좋아할까요? 작곡은 머릿속 음악을 꺼내는 과정이라는 천재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엿보는 일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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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

악기를 어떻게 하신 거예요?

이하느리 작곡가 :

프리페어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이렇게 있습니다. 콰르텟 편성이고.

이병희 아나운서 :

프리페어드 피아노란?

이하느리 작곡가 :

직역하면 '준비된 피아노', 피아노 현 등에 어떤 장치를 해서 그것을 눌렀을 때 음향을 조금 바꿀 수 있는 장치. 피아노에 뭔가를 하면 프리페어드 피아노가 되는 거예요.

이병희 아나운서 :

줄에 뭔가를 해놓는 거예요? 뭘 꽂아놓거나?

이하느리 작곡가 :

네. 저는 저음에 클레이를 껴놨었어요. 그래서 조금 뮤트된 소리가 나요. 좀 건조한 소리가 필요했어서.

김수현 기자 :

그래서 조율하시는 분들이 프리페어드 피아노 하는 걸 싫어한다고. (웃음)

이병희 아나운서 :

그런 얘기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이하느리 작곡가 :

저는 프리페어드를 거의 써서, 7월 3일에 연주하는 것은 대부분 고무를 붙여야 되는 거라서. 근데 고무는 그래도 괜찮아하는 것 같아요. 다른 거는 조금 무서워하는데.

박재현 기자 :

프리페어드를 계속 쓰는 이유가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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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느리 작곡가 :

제가 좀 건조한 소리를 좋아해요. 그리고 요즘 가진 아이디어가 프리페어드 소리와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쓰고 있는데, 가끔 프리페어드 쓰지 말라는 위촉도 있어서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프리페어드를 안 하고. 뭔가 불편하더라고요, 소리가...

김수현 기자 :

근데 프리페어드를 피아노만 하나요? 다른 것도 할 수 있는 거죠?

이하느리 작곡가 :

다른 것도 할 수 있어요. 첼로나 바이올린에, 은박지 같은 것을 현 사이에 끼워 놓고...

김수현 기자 :

소리에 관심이 많으시잖아요. 새로운 소리를 내는 악기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까?

이하느리 작곡가 :

그런 생각도 많이 해봤는데 아직까지는 막연하게, 언젠가 이렇게 해보고 싶다 정도.

김수현 기자 :

멜로디 등보다 소리 자체에 더 관심을 쏟는다는 취지로 다른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이하느리 작곡가 :

네. 근데 'Menuet' 같은 경우에는 라이트모티프가 있으니까 멜로디가 있다고 할 수 있고.

이병희 아나운서 :

작곡을 시작할 때부터 소리에 더 집중하셨어요?

이하느리 작곡가 :

그건 아니었어요. '내가 무슨 음악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계속 있다가 '이런 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 들어 정착한 생각이에요. 그 전에는 해보고 싶은 거 다 하고, 그게 멜로디가 될 수도 있고 음향에 관련된 걸 수도 있고, 그것도 다 소리이긴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제게 흥미로운 소리가 있으면 그걸 쓰고.

김수현 기자 :

사람의 목소리를 가지고 뭔가 하고 싶은 생각은? 성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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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느리 작곡가 :

인성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에서 인성 관련 작품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요. 성악과 제가 원하는 발성과는 조금 다른...

김수현 기자 :

소리에 관심이 많으니까 원하는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악 발성과는 좀 다르다는 거죠?

이하느리 작곡가 :

맞아요. 그래서 인성은 기회가 있으면 너무 써보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며칠 전에 가곡을 하나 발표하긴 했어요. 위촉은 아니었고 학교 연주회에서. 연주가 괜찮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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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느리
사진 : 더하우스콘서트

김수현 기자 :

가곡 제목이 뭐였는데요?

이하느리 작곡가 :

제가 2년 전에 이상 시를 조금 공부하는 과정에서, 사실 2년 전에 쓴 건데 발표를

김수현 기자 :

안 하고 있다가. 이상의 어떤 시인데요?

이하느리 작곡가 :

이상의 '건축무한육면각체'. 저는 시의 스토리보다 발음적인 요소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시를 텍스트로 잘 선택하지 않다가 우연히 이 시를 봤는데, 간단히 말하면 이상이 눈으로 본 것들에 대해서 병치식으로 해놓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가진 목소리적인 아이디어와도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썼어요.

김수현 기자 :

언젠가 들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학교 내에서 발표하신 거죠?

이하느리 작곡가 :

네, 학교 안에서.

김수현 기자 :

그렇군요. 이거 듣고 누가 가곡을 위촉할 수도 있겠네요. (웃음)

이병희 아나운서 :

학교에서 그 노래는 누가 불렀어요? 

이하느리 작곡가 :

그냥 학생분들이 불렀습니다.

이병희 아나운서 :

'발성을 이렇게 해 달라' 주문을 하는 거죠?

이하느리 작곡가 :

네. 근데 아무래도 2년 전에 쓴 곡이라 막 그렇게 다른 걸 가지고 있지는...

김수현 기자 :

기존의 가곡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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