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타섬 산불
그리스의 유명 관광지인 크레타섬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민과 관광객 약 5천 명이 대피했습니다.
현지시간 어제(3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산불은 전날 크레타섬 동남부 이에라페트라의 산림지대에서 발생한 뒤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불길이 주택과 호텔 인근까지 접근하자 현지 당국은 주민과 관광객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요르고스 차라키스 크레타섬 호텔 협회장은 "이에라페트라 인근 지역에서 관광객 약 3천 명과 주민 약 2천 명이 대피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번 산불로 관광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에게해 남단의 섬인 크레타는 관광업이 지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대피한 주민과 관광객은 이에라페트라의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로 이동했고, 일부는 다른 지역 호텔로 이송됐습니다.
도로가 끊겨 대피로가 막힌 일부 주민은 해변에서 선박을 통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크레타섬 당국은 "관광객은 모두 안전하다"면서 "현재 심각한 부상자는 없고 일부 주민이 호흡곤란 증세로 치료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보건 당국은 만일에 대비해 크레타섬 전역의 병원에 비상 대기령을 내렸습니다.
현재 소방관 230명, 소방 헬기와 46대의 소방차가 동원됐지만 강풍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바실리스 바드라코이안니스 소방당국 대변인은 "순간 풍속이 보퍼트 풍력 계급 9에 달하는 강풍이 불면서 불씨가 되살아나 진화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도 아테네에서 파견된 지원 인력까지 합세해 여러 곳에서 되살아난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고 바드라코이안니스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보퍼트 풍력 계급은 바람의 세기에 따라 0에서 12까지의 13등급으로 나눈 바람의 등급을 말합니다.
9등급은 초속 20.8∼24.4m에 해당하는 큰 센 바람 수준으로 큰 나뭇가지가 꺾이고, 굴뚝이 넘어지고 기와가 벗겨질 정도의 세기입니다.
폭염과 함께 유럽에선 산불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앞서 그리스 휴양지 키오스섬에서는 지난달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수천 명이 대피했고, 튀르키예 서부 이즈미르에서도 대형 산불로 5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났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