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은 '맛보기'일뿐"…전세대출 DSR 등 추가 대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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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오늘(3일) 최근 발표된 고강도 대출 규제를 "맛보기"라고 평가하면서, 만약 집값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더 센 '카드'(대책)가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정부는 규제지역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강화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에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 등을 이미 테이블 위에 올려둔 상태입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 부동산 세제 조치까지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달 27일 발표한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선 규제 지역에 LTV를 더 강화하고 전세대출이나 정책대출에도 DSR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현재 무주택자 LTV는 규제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 최대 50%, 비규제지역에 70%까지 적용되는데, LTV 비율을 더 조여 대출 한도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전세대출이나 정책대출에 DSR 적용을 확대하는 안도 거론됩니다.

DSR은 대출받은 사람의 연간 소득 대비 각종 대출의 상환 원금과 이자 등의 비율이 40%(은행 기준)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대출 규제입니다.

그동안 전세자금이나 정책모기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이유로 DSR 적용에서 제외돼왔습니다.

그러나 전세자금이 규제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200조 원대에 달하는 과도한 공급으로 이어졌고, 이는 전셋값 상승, 갭투자 증가, 집값 상승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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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자본 규제 방안도 검토됩니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내줄수록 부문별 경기대응완충자본(SCCyB), 부문별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sSyRB) 등 더 많은 자본을 쌓게 하는 것으로, 은행의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면 대출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자본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통상 주담대는 안정적인 대출로 분류돼 위험가중치를 낮게 적용해 왔는데, 이를 상향 조정할 경우 은행들은 자본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줄이게 됩니다.

다만 주담대에 6억 원 한도를 걸고 수도권 다주택자의 주담대를 원천 봉쇄하는 등 이번 발표 내용이 시장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고강도인 만큼, 금융당국은 당분간 시장 추이와 규제 효과를 분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대출 규제로 공급 대책이 나올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정부의 '전통적 집값 대책'으로 꼽히는 세금 관련 대책은 아직 발표 조짐이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습니다.

보유세나 양도세 등 부동산과 관련한 세 부담을 늘려 집값을 떨어뜨리는 방식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게 이재명 정부의 현재 기조입니다.

보유세 증세·양도세 중과 등 세금을 통한 부동산 대책은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활용됐지만,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부추기고 매물 잠김을 유발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과거와 달리 세금을 통한 부동산 규제에 조심스러운 것도 이 같은 과거 사례의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최근 여당 내에서는 세제 대책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정말로 심각한데, 세제 조치가 뒤따라야 할 상황이 오는데도 한사코 안 할 이유가 있느냐" 말했습니다.

다만 "금융 조치, 공급 대책, 또 필요하면 행정 수단, 이런 것들을 우선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세금 조치는 최후의 수단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대책으로도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세금 규제가 '마지막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 역시 당분간은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세제 대책의 사용 여부와 강도 등을 고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조만간 이재명 정부 첫 세법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시점상 전향적인 부동산 세금 대책이 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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