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 상대방 나체 몰래 녹화·저장…대법 "처벌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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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통화 중인 상대방의 나체 모습을 몰래 녹화해 저장한 행위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오늘(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A씨는 2021년 9월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와 영상통화 중 피해자가 샤워하고 옷을 입는 모습을 휴대전화의 화면녹화 기능으로 몰래 녹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자신의 영상을 발견한 피해자가 화를 내자 피해자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1, 2심에 이어 대법원도 A씨의 상해,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은 카메라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자를 처벌하도록 합니다.

피해자가 스스로 자기 신체를 촬영해 피고인 휴대전화에 나타난 영상통화 화면을 저장한 행위를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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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물 '반포'의 경우 피해자가 스스로 자기 신체를 촬영한 영상의 경우도 처벌합니다.

이에 검사는 2심에서 촬영 또는 반포한 영상을 '소지'한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으나 법원은 마찬가지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자기 신체를 스스로 촬영한 영상은 '반포'가 전제돼야 처벌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피해자 스스로 촬영한 영상을 반포 행위 없이 소지한 경우 촬영물을 '소지'한 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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