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달러 가치…기축통화 위상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앞으로 10년 내에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가 약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산하 켄트A클라크 글로벌마켓 센터와 함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앞으로 5∼10년 내에 달러의 안전자산 역할이 약해질 것이란 응답이 90%를 넘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관세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 등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경제학자들은 또 작년 말 2.3%였던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대폭 낮췄고 물가(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는 2.5%에서 3%로 높였습니다.

미국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올 상반기 10.8% 하락했습니다.

이는 브레턴우즈 체제가 무너진 1973년 상반기 이후 5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입니다.

해외 투자은행(IB)이나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감세정책의 기조가 지속되는 한 앞으로도 달러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국제금융센터도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효과에 대한 기대보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외환시장에서 탈(脫)달러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더구나 지난 1일엔 감세와 불법이민 차단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미국의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연방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광고 영역

이 법안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 및 자녀 세액 공제 확대 등 각종 감세 조치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감세 법안'으로 불립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세법 개정으로 향후 10년간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약 2조 8천억 달러(약 3천850조 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감세로 적자가 늘고 재정건전성이 흔들리면 안전자산,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도 더욱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가 커집니다.

이미 국제금융시장에선 트럼프 취임 후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과 감세 기조로 인해 달러 표시 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대체 투자처를 찾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 5월 재정적자와 부채 증가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또는 기축통화로 인식됐던 달러의 위상이 흔들린다면 그에 따라 금리와 환율, 주가 등 가격변수는 물론 실물경제에까지 상당한 파장이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달러 가치가 내리면 수입 물가가 하락하고 자금 유출 우려도 줄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이 줄겠지만, 반대로 원화강세로 수출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로 철강·자동차 등 해당 품목의 수출이 영향을 받고 있는데 환율까지 불리해진다면 수출 타격이 커질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