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통 현장에도 AI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과일 상태를 살피고, 할인율을 정하는 일까지, 사람 대신 AI가 더 빠르게 판단하고 있는데요.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엄민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냉장 물류창고에 과일 상자들이 쌓입니다.
각각의 크기와 무게를 확인하고, 새로 도입된 AI 선별기에 물건을 넣습니다.
문을 닫고 10초 정도 지나면, 과일마다 점수가 뜹니다.
[김혜원/컬리 품질관리팀 매니저 : 여기 보시면, 80점 미만은 부적합으로 회송(반품) 처리가 되거든요.]
신선식품 중 30%를 샘플로 선별해 상태를 확인하는데, 색상과 변질 정도, 흠집 등 최대 25개 항목을 AI가 점검합니다.
현재는 일부 품목에 우선 적용하고 있는데, 사람이 확인할 때보다 정확도가 높아지고 시간도 5분의 1 이상 단축됐습니다.
[박지훈/컬리 품질관리팀 팀장 : 검품 결과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분명히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온전하게 커버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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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는 AI가 마감 시간 상품 할인율을 정해줍니다.
저녁 6시가 지난 시점에 판매원이 상품을 스캔하고, 재고를 입력하면, PDA 단말기에서 최적의 할인율을 제시합니다.
현재 시간, 재고라는 기본 정보에, 날씨와 고객의 숫자까지 변수로 적용돼 AI가 할인율을 판단합니다.
[임동범/이마트 판매분석팀 파트장 : 1년 치 이상의 그 팔림새 쭉 판매가 됐던 형태들, 날씨가 안 좋을 때는 저희가 빨리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서 할인 타이밍을 일찍 (가져간다든지)….]
최적의 할인율을 책정해, 폐기량이 2% 이상 줄고 판매량이 늘면서 수산물 기준 8% 이상 수익이 늘었습니다.
[박정난/서울 은평구 : 보다시피 할인 안 될 때는 가격이 비싸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퇴근하고 일부러 이 시간에 오는 거예요.]
국내 유통업계의 AI 활용률은 3% 미만이지만, 주요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상품 기획과 수요예측, 물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고객에게는 더 신선한 상품을, 업체에는 더 나은 수익을 안겨주는 기술, 유통 현장에서도 AI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박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