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따른 자국 핵시설 피해가 상당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아락치 장관은 국영 IRIB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핵시설 피해는 경미하지 않으며,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란원자력청(AEOI)에서 상황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락치 장관은 "우리는 어떤 새로운 요소가 생겼는지, 어떤 쟁점을 제기해야 할지 파악하며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협상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 우라늄 농축 활동의 핵심인 포르도 핵시설 상태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핵시설이 심하게 손상됐다"며 피해가 크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했습니다.
지난 22일 미국이 B-2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시설 3곳에 벙커버스터 폭탄 등을 투하한 직후 이란 측에서 폭격 피해를 평가절하했던 것에서 분위기가 바뀐 것입니다.
당시 국영 프레스TV는 소식통을 인용해 "3곳 시설이 오래전에 대피했고 농축 우라늄도 안전한 곳으로 이전됐다"며 "(핵시설) 출입구에 경미한 표면적 손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공격이 성공적으로 저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기류가 변화한 배경에는 이란이 미국과 핵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핵시설 피해 정도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락치 장관은 "협상 재개에 대한 합의는 전혀 없다"며 "현재로서는 협상 계획이나 의제도 없고 대표단 임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