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대출 규제 카드…강남·마용성 집값 상승세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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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늘(27일)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의 대출 규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서울 집값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 등 단기 과열 조짐이 나타난 '한강벨트' 아파트 가격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서울 강남 3구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인근 지역으로 번지고, 마포·성동구 아파트 가격이 일주일 새 1% 가까이 오르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시점에서 나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선거 운동 기간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고 밝혀 세제를 통한 수요 억제를 일단 배제한 상황에서, '대출 조이기'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집값 안정 수단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규제 타깃을 '실수요가 아닌 대출'로 규정했습니다.

수도권에서 주담대를 받았다면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를 부과해 '갭투자'를 틀어막았습니다.

또 수도권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추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추가 주택을 구입할 때는 주담대를 아예 받지 못하게 해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일괄적으로 6억 원으로 제한하는 전례 없는 규제로 실수요자이더라도 '영끌' 주택 매입은 어려워졌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4월 기준으로 13억 5천543만 원입니다.

주담대 6억 원 제한으로 7억 5천만 원 이상을 쥐고 있어야 집을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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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 대출규제는 강남과 마·용·성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 주택일수록 영향이 클 것이고, 이런 지역들 중심으로 치솟았던 집값이 '숨 고르기'를 하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로 인해 30∼40대의 이른바 상급지(인기 지역) 갈아타기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의 경우 12억 원을 넘는 고가 주택 매입 시 대출이 불가능한 구조가 됐다"며 "주택 구매력이 약화하면서 거래량이 급감하고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단기적으로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수요 정책 중 가장 강력한 정책이 나왔고, 단기 과열이 빠른 속도로 종료될 것"이라며 강세장이 끝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강남 등 고가 주택시장 수요층인 현금이 풍부한 자산가들에게는 대출 규제의 영향이 제한적이라 강남 집값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고소득자, 현금 보유 여력 있는 자산가 중심의 거래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며 "초양극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수요 관리 외에도 주택 공급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정부는 "우수 입지에 충분한 규모의 주택이 안정적으로 공급된다는 확신을 통해 수급 불안심리가 해소될 수 있도록 주택공급 활성화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 추가 지정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며, 필요시 규제지역 추가 지정 등 시장 안정 조치도 배제하지 않고 적극 강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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