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포르도 핵시설
미국이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전격 공습하면서 이란의 핵프로그램 역량에 실제 어느 정도의 피해를 줬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공습 직후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핵시설 지상부만 손상됐을 뿐이라고 반박하며 상반된 주장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공격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포르도는 끝장났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도 이날 군사작전이 "극적인 성공"이라며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B-2 스피릿 전략폭격기를 전개해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57를 포르도 핵시설에 투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미군이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을 투하했으며, 다른 핵시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30여 발이 발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핵프로그램의 심장부입니다.
이란은 2009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 시설 존재를 인정하며 원심분리기 3천 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고, 최근 IAEA 보고서는 원심분리기 2천700대가 실제 설치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포르도 등지에서 진행된 농축우라늄 순도는 준(準)무기급인 60%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곰주(州)의 천연 요새인 산악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깊이는 80∼90m로 추정됩니다.
이스라엘군이 보유한 무기로는 단독 파괴가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지표면 아래 60m까지 파고들어 폭발하도록 설계된 미국의 최신형 벙커버스터 폭탄 GBU-57이 무더기로 투하됐다면 상당한 피해를 유발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AP통신은 공습 후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 핵시설 출입구가 파손된 모습이 관측됐으며 주변 산악지역 색깔이 갈색에서 회색으로 변한 점 등을 들어 벙커버스터가 명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주요 핵시설의 농축 물질을 미리 다른 장소로 옮겨놓아 미군의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이틀 전인 지난 20일 모센 레자에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군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농축 물질이 옮겨져 안전한 장소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날 공습 이후에도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하 핵시설 3곳 주변의 방공시스템이 작동했다"며 "출입구에 경미한 표면적 손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공격이 성공적으로 저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이란 의원도 파르스통신에 포르도 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았으며, 피해는 대부분 "지상 부분에 국한돼 복구가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